제2금융권 대출 문턱 높인다

상호금융·보험사 등 작년 가계대출 9.9%↑ 금융위 영업문자·예대율 제한 등 엄격 관리

앞으로 상호금융과 보험사에서 대출 받기가 어려워진다.

정부가 보험회사들의 가계대출영업을 엄격히 제한하고, 상호금융의 예대율을 엄격하게 관리해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늦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호금융과 보험사의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이같은 내용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대책'을 마련·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이 실시되면서 우려됐던 풍선효과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6월 29일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실시한 이후 지난해 중 가계대출은 7.6% 증가해 전년인 2010년 8.1%에 비해 증가율이 낮아졌다. 반면에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9.9%가 증가해 상호금융, 보험사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책이후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11조 6000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보험회사 등 제2금융권은 20조 5000억원 증가하는 등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제한되자 많은 대출자들이 보험회사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신협과 새마을금고, 단위 농·수협 등 상호금융회사에 대해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뜻하는 예대율을 8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예대율 80%를 초과하는 200여 곳의 상호금융회사는 앞으로 3000억원 이상 대출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호금융회사가 3억원 이상 거치식 대출을 하거나 5건 이상 빚을 진 다중채무자에 대해 대출해 줄 경우 '고위험 대출'로 규정하고 충당금 적립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9.3%나 늘어난 보험사 가계대출도 규제된다.

금융위는 보험설계사가 대출을 권유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하는 등 과도한 영업에 나서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단위 농, 수협의 비조합원 대출을 전체 대출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키로 했다.

금융위는 그러나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대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이번 대책으로 인해 저신용자 등 서민들이 대출받기 어려워질 것에 대비,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두배 기자·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