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중앙 집중, 수도권 집중은 과거의 유산이지 미래적 가치는 아니다. 따라서 다가오는 선거를 중앙 또는 수도권 위주의 정책적 편중의 물줄기를 되돌려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실제로 지역발전의 추진 체제 구축까지 가능해야 할 것이다. 균형발전과 분권에 대한 의지는 이들의 ‘11대 의제’에 적절하게 반영돼 있다.
안타깝게도 지역균형은 그저 특화발전으로 인식되거나 산술적 나눠먹기로 비하되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의 시대라고 생산적 자원이 한쪽에 쏠려 과밀화를 이룬 것은 정상이 아니다. 양극화와 지방 격차 확대는 지역경제 피폐와 지역혁신의 방향성 상실의 원인이 된다. 지방의 발전이 더디면 지역문화도 언론도 활성화될 수 없다.
지방분권, 균형발전은 퇴색한 이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차기 국회에서 개헌 논의와 연계해 헌법 정신에 구현돼야 할 분명한 의제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서도 신(新)중앙집권 부활의 꿈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인위적인 개편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권 중심, 중앙 주도일 때 지방의 발전역량을 둔화시키고 지방자치를 퇴보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의 연륜이 쌓여가면서도 간과한 부분이 주민자치와 생활민주주의였다. 이러한 단위인 ‘마을공동체 복원’이나 지역공동체 구현은 동네분권, 동네자치를 위한 첫걸음이다.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 공천 폐지도 자치권, 지방자치의 자율성 강화 측면에서 다룰 의제에 포함된다.
균형발전과 분권에 진보와 보수의 가치를 들이미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을 제대로 키우지 않고 수도권 과잉을 이대로 내버려두고는 국가 장래는 불투명하다. ‘수도권의 합리적 관리’와 함께 지방도 자율적인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11대 의제가 긍정적으로 채택되길 바란다. 지방분권 의지가 부족한 일부 후보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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