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의 괴리감과 세대끼리 부딪히는 벽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고부 갈등과 장서 갈등도 결국은 세대 차이에서 빚어지는 문제일 것이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 세대 간의 벽은 더 커진 느낌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세대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대는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 만큼이나 큰 장벽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의사 불통과 대화 단절은 불 보듯 뻔하다. 6월이 되면 맨 처음 생각나는 게 50, 60대 이후는 '6·25 전쟁', 40대는 '6·10 항쟁', 30대는 '붉은 악마의 월드컵 길거리 응원'이란다.
세대 간 감성의 차이가 이처럼 크니 세대 갈등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20~40대와 50·60대는 소통의 방식부터 극명하게 나뉜다. 50대는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이자, 구시대의 막내격이고 40대는 '최초의 디지털 세대'로 신세대의 맏형 격이라고 한다. 신세대는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스마트 폰에도 익숙하다. 이들은 또 종이 신문보다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친숙하다.
박진호 행정학 박사는 “세대간의 벽을 허물려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소통이 안되므로 각자의 역할을 이해해줘야 된다”고 말했다. 박진호 박사는 노인복지관에 강의를 하러 갈 때마다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 틀린 점은 없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잔소리에 불과하니 말씀을 적게 하셔야 된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서 어르신들은 말을 적게 하고,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틈만 나면 문화 활동하고 즐기면서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외부 장소로 외출할 것을 권했다.
류명렬 대전남부교회 목사는 “젊은 사람들의 신지식과 디지털사고, 속도감각, 나이든 사람들의 경험과 성찰, 아날로그 사고, 균형 감각이 합쳐질 때 세대 간의 벽은 허물어지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자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구세대 마인드를 버리고 신세대 사고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맏이와 늦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 정도로 세대 간 간격이 짧아진 현대 사회를 살면서 스마트폰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간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애정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한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20대 중반과 후반의 두 아들을 둔 최왕규 한국마사회 대전지점장은 “아버지라는 권위만으로 가족을 리드해나가는 것은 어렵다”며 “아들과 공유하고 나누기 위해 여행도 같이 가고 외식과 운동도 자주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 지점장은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소통이 잘 된다”며 “자식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발상의 전환과 인내심을 갖는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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