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만]생동의 봄은 오는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종만]생동의 봄은 오는가?

[경제칼럼]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2-02-26 13:18
  • 신문게재 2012-02-27 21면
  • 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유난히 추웠던 겨울도 이제는 물러갈 때가 됐나 보다. 서슬 퍼렇던 동장군이 우수(雨水)를 만나고는 이리 얌전해지니 말이다.

본디 이 절기는 만물에 새싹이 돋고 겨울잠을 깨는 시점이자 농경준비를 하는 농민들에겐 더없이 희망찬 절기였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생동의 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해 이맘 때 최대 이슈로 부각된 '구제역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안동에서 발생한 이 전염병은 전국을 쓰나미처럼 휩쓸고 국가적으로는 천문학적인 재원낭비와 농민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영문도 모르고 살처분된 가축들이 무려 300만마리 이상을 넘어섰고, 매몰지는 4700여곳이나 됐다. 엄청난 속도로 전국에 번지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살처분의 속도는 그보다 빨라야 했다. 몇몇 곳은 매몰 지침에 따라 적합한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매몰된 가축의 사체에서 나오는 유해 침출수는 어림잡아 6000만가 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환경단체는 침출수의 지표노출 시 발생되는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창궐과 환경오염 등 다양한 2차 피해를 우려했다.

이후 정부는 침출수가 하천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차수벽공사와 매몰지 유실에 대비한 차단용 콘크리트 옹벽설치를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그 유용성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침출수 유출에 대한 고발은 계속되고 있으나 속 시원히 대답하는 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환경부가 지난해 4분기 전국 가축 매몰지 인근 300m 내 지하수 관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의1가량이 오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의 우려와는 달리 그 오염정도가 축산단지 주변 지하수와 비슷한 수준이라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 11월에는 매몰지 중 절반에서 침출수 유출이 있다고 다시 발표해 논란을 부추겼다. 소값 폭락으로 인한 사체 방치도 문제다. 사료값을 감당치 못해 굶겨죽인 소들과 살 사람이 없어 안락사시킨 송아지들 역시 적합한 매몰절차없이 땅에 묻혔다. 더 충격적인 것은 최근 불법도축으로 인한 각종 부속물들이 국토 곳곳에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도축비와 운송비의 합이 저(低)등급의 소값과 맞먹으니, 파산 위기에 몰린 업자들의 입장에서 불법 도축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일지도 모른다.

해빙이 시작되면 침출수로 인한 2차 환경오염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이다. 다행히 얼마 전 국내 모 방수업체와 대학연구팀에서는 '그라우팅 방수공법'을 활용한 가축 매몰지 침출수 차단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해 화제가 됐다. 이는 매우 주목할 일이지만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 이미 모든 매립지에서 사체의 부패와 오염물 유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좀 더 포괄적이고 현실적인 예방책과 관리 방안이 아쉽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강국이며 높은 수준의 지적측량과 3D GIS(입체공간정보시스템)기술과 선진 지적제도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공간정보시스템(GIS)은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유망 산업으로 측량, 환경, 교통, 물류, 재난관리 등 많은 영역에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정확한 지적도면을 바탕으로 높이와 경사도, 식생 및 주변 지형지물 등을 좌표값으로 변환 후, 3차원 디지털 매핑기술을 이용해 DB를 구축한다면 활용분야는 실로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렇게 지적(地籍)과 GIS기술을 융합해 매몰지의 정확한 위치를 측량한 후 연속지적도면과 현황선을 중첩해 3D로 구현할 수 있다면, 침출수의 하천 및 지하수 침투 경로예측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시간가면 다 잊혀질게야.' 이는 우리 국민의 품성이 매우 온화하고 포용력이 깊음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그러나 이젠 농민과 국민들의 품성에 기대어 세월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발 빠른 조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