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또 '목동패밀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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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번엔 또 '목동패밀리'인가

  • 승인 2012-02-23 19:44
  • 신문게재 2012-02-24 21면
학교폭력 지역연합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경찰에 붙잡힌 '목동패밀리'는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세를 과시하고 기수를 만들어 폭력을 대물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만 어렸지 성인 조폭 뺨친 것이다. 피해학생들은 보복의 두려움에 입을 다문다니 개탄스럽기에 앞서 실로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경찰이 밝힌 목동패밀리의 범죄 행위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다. 9개 학교 42명으로 폭력서클을 결성해 주위 학생들을 괴롭혔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31명의 학생에게 110회에 걸쳐 4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기수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상납을 받고 강령을 만들어 탈퇴를 막은 것은 거의 조폭 수준이다. 2009년 인근 학교 '짱' 19명이 모여 결성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3년간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겠는가. 이런 지경이 되도록 학교와 경찰은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이 도를 넘어섰음을 확인시키는 것과 동시에 무관심한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들 서클이 진작부터 인근 중학생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돼왔음에도 학교 등 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조폭 뺨치는 조직이 된 것 아닌가. 학생들이야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못했다지만 피해학생들의 부모는 알고는 있었는지 궁금하다. 어른들의 무관심이 학교폭력을 키웠다는 아이들의 질책을 새겨들어야 한다.

이번 목동패밀리도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일당을 빼앗았다. 미성년자를 고용할 때는 부모의 동의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과연 택배 업체가 동의서를 받고 부모의 확인까지 거쳤는지 궁금하다. 어른들이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는데서 아이들의 폭력은 발아한다. 학교폭력이 어른 사회의 폭력을 닮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오늘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폭력적 모습이 아이들 사회에 투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부와 교육청이 학교폭력근절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러나 학교폭력 근절은 학교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가정과 사회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폭력적 환경을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른들부터 깨어야 한다. 도를 더하는 학교폭력 자체가 우리 아이들의 정신적 이상 징후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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