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혹만 키우는 '진실게임'

▲ 이종섭 정치부

'진실게임'을 보는 듯하다. 한쪽에서는 맞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아니라고 한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연대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여전히 아닌게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김호연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선진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있고, 큰 틀의 합의를 이룬 상태”라고까지 했다.

수면 아래 떠돌던 연대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셈이다.

선진당은 즉각 '발끈'했다. '새누리당의 흔들기이자 공작정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따지고 보면 연대설의 진원지는 선진당이나 다름 없다. 이회창 전 대표는 줄기차게 보수대연합을 외쳐왔고,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임영호 의원은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거연대의 필요성을 읊조리며 잠잠하던 연대설에 불을 지폈다.

물론 임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했고, 선진당 내 기류가 제 각각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당내 일부의 의견에 불과하더라도 집안 단속을 못한 책임 역시 선진당에 있다.

더욱이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른 상황에서는 명명백백하게 모든 것을 밝힐 필요가 있다. 선진당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만약 연대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도 완전한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입단속이 필요할 것이다. 연대가 무산될 경우 선진당이 입게 될 타격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김호연 위원장이 '합당'이라는 앞서 나간 표현까지 써가며 연대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연대 논의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더더욱 선진당의 입장은 분명해야 한다. 이쯤되면 심대평 대표도 '개헌연대'니 뭐니하며 여지를 남겨 둘 일이 아니다. 김호연 위원장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ㆍ고발이라도 하면된다. 어떤 식으로든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그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다.

아니라고 하는데 아닌게 아닌 것으로 비춰지는 상황, 아니라고 하는데 여전히 당내 현역의원 조차 연대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진짜 아닌게 되더라도 선진당이 입을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