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헌 정치팀장 |
그런데 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행보를 보면서, 자꾸만 미래가 '데자뷰' 되는 걸까. 장난스럽게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도 정치부 기자의 호기심이나 '무작정 예측 본능'을 떨쳐 버리기가 어렵다. 정작 본인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보이는데, 죄송스런 마음을 한쪽에 묻어두면서, 나의 데자뷰를 그려본다. 실제로 나의 데자뷰가 현실이 된다면, 그때의 상황에서 대전발전,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한 '미리 던져보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나만의 '확신'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밝혀두고 싶은 것이 있다. 온전히 이번 시나리오는 나 혼자만의 데자뷰로, 다른 대덕구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생각지 못한 피해를 입히고 싶지는 않다. 넓은 마음의 양해를 미리 구한다.
이번 시나리오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박성효 전시장을 가정한 것이다. 때는 올 하반기쯤 되겠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해마다 10월부터 12월에는 보통 현직 대전시장이 간부들과 예산확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을 모셔(?) 놓고 시정 설명회를 한다. 아니면, 4월 총선이후 첫 지역 국회의원 초청 시정 설명회 자리라고 해도 좋다. 이 자리의 주 목적은 예산 및 지역현안 해결에 현직시장이 나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다.
#염홍철:먼저,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님들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시에는 잘 아시다시피, 여러 현안이 있습니다. 과학벨트… 도청이전 부지… 도시철도… 무엇보다 예산확보가 절실합니다. 국회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박성효:(야! 이런 날도 오는 구나. 대전시장 선거에서 낙선하고 절치부심, 얼마나 기다려 왔나. 사실은 국회의원이 내 길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지 뭐. 다음 지방선거는 좀 더 있다 생각해 보기로 하고 일단은… 어! 그런데, 저기 공무원들 내가 다 아는 사람이네… 그래 잘 선택한 거야. 인생의 길이 대전시장에서 국회의원으로 바뀌었지만, 뭐 어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함께 열심히 했으니, 잘하면 장관 기회도 내게 올지 모르지. 내가 그럴 만한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나와 행정고시 동기였던 박재완 장관도 청와대 수석을 거쳐, 장관까지 안해본게 없잖아! 그건 그렇고…)
시청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실장, 국장님 잘 계셨지요?
#염홍철:(당장 모양이 좀 이상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잘 된 것인지 몰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 일단 '박'은 다음 시장선거 후보로는 일차 탈락 아닌가. 설마, 처음으로 맞이한 국회의원을 하다말고 시장에 출마하진 않겠지?)
박 의원님! 특히 당선을 축하 드립니다.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박 의원님, 누구 보다 시정을 잘 알고 계실 박 의원님의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박성효:(그래! 이젠 '큰 물'에 왔잖아. 쪼잔하게 옛 감정 가지고 대할 일은 아니지. 이제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 다들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다음엔 어렵겠지만, 대전시장선거에 나서는 일은 언제든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는 것 아니겠어? 국회의원직을 통해 '진짜 정치'도 좀 해봐야 겠다. '닥치고 정치' 좀 해 볼까)
염시장님! 대전시정은 잘 굴러 가는지요?
#시청 공무원:(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뭔가 이 찜찜함을… 뭔가 모를 이 팽팽함… 마땅히 설명할 길이 없네… 우리가 너무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 이젠 두 분 모두 좀 큰 정치 하기를 기대해야지. 그렇게 됐으면 좋겠는데… 괜히 두 분 사이에서 우리 공무원들만 유탄(?) 맞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조금 앞서기도 한다.)
업무보고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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