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중학교의 경우 30명 이상인 학급이 있는 학교에 2학년부터 복수담임을 두기로 했다.
초·중·고 전 학년 중 학교 폭력에 가장 취약한 중 2학년생을 집중적으로 지도함으로써 선후배로의 파급 효과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교과부 생각과는 달리, 중 2학년생들은 자신들을 범죄인 취급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중 2는 관리대상 내지 요주의 학년으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교사들이 새학기 담임 배정에서도 중 2를 기피하고 있다.
2학년 담임을 맡지 않으려 해서다.
실제, 동구의 한 중학교에선 중 2 담임 신청자가 턱 없이 적어, 새로 전입오는 교사들로 채워야만 했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 2로 올라오면, 정상 생활을 하던 학생들의 일탈도 이 시기부터 많아지고 가출, 학생 폭력 등에 연루된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전언이다.
인터넷 상에서 이를 '중 2병'이라 불리며 해당 카페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 2학년생들은 자괴감에 빠져 있다.
중구의 한 중 1학년생은 새학기가 되면 2학년으로 오르는게 겁이난다고 말했다.
중 2학년생이 일진회 등 학교 폭력을 일으키는 말썽꾼으로 꼽히고 있어 학년을 밝히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2학년 반 배정이 끝난 학생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편가르기가 시작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특정 친구들과 어울려서는 안된다는 학교 측과 부모들의 말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구의 한 중학생은 “학교 폭력의 모든 것을 중 2학년으로 떠넘기려는 듯한 대책이 나올 때만 되면 괜히 죄책감이 든다”며 “특정 학년을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교에선 특정 학년을 대상으로 생활지도를 하고 있지 않다”며 “중 2학생을 문제아 취급하는 인식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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