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기섭 청장 |
이날 교통공학박사 학위를 받는 송 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어린시절 가정 형편이 여의찮아 형님의 뒷바라지로 어렵게 배움을 마친 데다, 대학시절 전공(토목)과 전혀 다른 교통공학을 전공으로 택해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박사학위를 땄기 때문이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 특히 차비가 없어 중학교 3년간 왕복 50리길을 걸어다니며 교과서를 통채로 외웠던 송 청장의 일화는 아직도 지역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그는 서울시립대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78년 제14회 기술고시에 합격, 공직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건설교통부 도로정책과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도시건설청 차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행정도시건설청장(차관급)으로 승진했다.
그런 그가 교통공학을 대학원에서 전공하게 된 데는, 평소 교통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게 계기가 됐다.
송 청장의 교통공학박사 학위 논문은 '2차로 회전교차로 대안으로서의 Turbo-roundabout'(터보형 회전교차로) 평가 및 적응방안'. 'Turbo-roundabout'(터보형 회전교차로)는 2차로 회전교차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회전교차로로, 1998년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제안된 이래 유럽에서 도입되고 있는 도로시설이다.
그는 연구논문을 통해 터보형 회전교차로의 교통량 조건 및 회전교통량 비율, 접근 차로수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비교분석과 평가를 통해 2차로 회전교차로의 대안으로서 국내 도입시 적용 방안을 제시했다.
송기섭 청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저녁에 학교를 다닌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절실히 느꼈다”며 “공학박사 학위를 따기까지는 어린시절 도움을 줬던 형님과 아내, 직장 동료, 담당교수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또 “2년간 논문준비를 하면서 국내에서는 이 같은 연구 사례가 없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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