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기업의 경쟁력, 영업비밀 보호에 있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영민]기업의 경쟁력, 영업비밀 보호에 있다

[수요광장]김영민 특허청 차장

  • 승인 2012-02-21 14:30
  • 신문게재 2012-02-22 21면
  • 김영민 특허청 차장김영민 특허청 차장
▲ 김영민 특허청 차장
▲ 김영민 특허청 차장
세계적인 브랜드가치 조사기관인 인터브랜드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코카콜라가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라는 저력을 과시했다. 약사인 존 펨버턴이 두통약으로 만들어낸 코카콜라는 현재 전 세계 음료 판매량 1위로 하루에 6억잔 이상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코카콜라의 성공은 창업 이래 125년간 원액의 재료와 조성 비율 등 제조방법을 영업비밀로 철저히 보호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는 지식재산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즉, 기업이 보유한 노하우인 영업비밀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 간 경쟁의 심화, 컴퓨터 등 정보통신수단의 발달 등으로 기업이 보유한 영업비밀의 유출 문제는 우리 산업계의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최근 국내 유명 오토바이 회사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어 약 75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으며, 코오롱과 미국의 대형 화학기업인 듀퐁사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약 1조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는 등 기업의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청에 의하면 최근 3년간(2007~2009년) 기술유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비율이 13%에 이르고, 그 피해금액은 기업 당 평균 26억원에 달하는 등 영업비밀 유출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기술 유출은 기업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종국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7년간(2004~2010년) 우리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다 적발된 건수가 총 244건으로 적발로 인한 피해 예방금액은 약 43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업이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업 등의 영업비밀이 보호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영업비밀 관리를 위한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문서 보안, 출입 관리, 임직원 및 퇴직자 관리 등 전방위적인 영업비밀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이에 대한 투자가 미흡해 기술 유출의 주된 경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영업비밀의 범위를 확정한 후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보안체계를 수립하는 등 중소기업의 역량을 고려한 관리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대책과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및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교육을 실시하고,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소중한 노하우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특허청은 영업비밀 보유 사실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영업비밀 원본증명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개인 또는 비영리기관이 보유한 영업비밀의 유출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는 등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청이 도입한 영업비밀 원본증명서비스란 영업비밀이 담긴 전자문서로부터 추출된 고유의 암호값, 즉 전자지문을 등록받음으로써 영업비밀의 보유 시점과 보유 사실을 증명해 주는 서비스로, 기술이 유출된 경우 자신이 해당 기술의 보유자였음을 재판 과정에서 손쉽게 입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서비스에서는 영업비밀의 외부 반출이 없이 전자지문만을 등록하기 때문에 영업비밀의 유출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벤처기업 및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이 대거 등장하면서 기업의 기술력은 향상되고 있으나, 핵심기술을 창출하는 것 못지않게 이를 철저히 보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아울러 기업이 스스로 영업비밀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의식이 뒷받침될 때 코카콜라와 같이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2.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5.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