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국민건강 증진위한 '동위원소 자립'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선주]국민건강 증진위한 '동위원소 자립'

[사이언스 칼럼]최선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장

  • 승인 2012-02-20 14:20
  • 신문게재 2012-02-21 21면
  • 최선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장최선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장
▲ 최선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장
▲ 최선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장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라면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동위원소는 현대인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면 심장, 뇌, 간 및 신장 등 우리 몸 안의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간단하게 감지해 낼 수 있다. 청진기에 의존해서 어렵게 알아내야 했던 특정 장기의 비정상 정도를 흑백 또는 컬러 사진으로 때로는 3차원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 덕분이다. 병의 진단뿐 아니라 갑상선암 등 다양한 암과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동위원소가 활용되고 있다.

의료적으로 활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종류는 무척 다양한데, 이는 각각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세기가 다르고 시간에 따라 그 성질을 잃어가게 되는 반감기 특성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의 특성에 따라 선별해서 동위원소의 활용분야가 정해지는데, 그 사용량으로 보면 테크네튬-99m라는 원소가 무려 80%가량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테크네튬-99m 반감기가 7시간으로 매우 짧고 방출하는 감마선의 세기도 약한 특성 때문에 핵의학 진단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테크네튬-99m는 천연 원소가 아닌 인공 원소이고 만드는 과정도 제법 복잡하다. 테크네튬-99m 생산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천연 원소인 몰리브덴-98에 중성자를 쏘여 방사성 동위원소인 몰리브덴-99를 만든 뒤 몰리브덴-99의 붕괴 과정에서 생성되는 테크네튬-99m를 추출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 생산법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몰리브덴-99를 분리해서 테크네튬-99m를 얻는 것이다. 두 생산법 모두 몰리브덴-99라는 중간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 중 우라늄을 이용하는 방법이 한 번에 많은 양의 테크네튬-99m를 얻을 수 있어 국내외의 많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불행히도 현재 국내에는 우라늄을 이용해서 몰리브덴-99를 사용하는 생산 기술이 없어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산한 몰리브덴-99를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두 원자로가 모두 건설한 지 50년이 훨씬 넘어 2007년 무렵부터 고장과 정비 등으로 불시 정지가 잦아지면서 테크네튬-99m의 수급 불안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0년에는 이들 두 나라의 원자로가 동시에 정지되면서 미국, 일본,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의 암 환자들의 핵의학 영상 진단 치료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방사성 동위원소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과학기술계가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테크네튬-99m(몰리브덴-99)를 비롯한 주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요분을 자급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용 원자로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를 2016년까지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들어설 신형 연구로는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과 전력용 반도체 생산 전용으로 활용됨으로써 몰리브덴-99 뿐 아니라 요오드-131, 요오드-125 등 주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와 이리듐-192 등 주요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요분을 100% 공급하고, 남는 양을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신형 연구로가 완전 가동되고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및 판매 체제가 구축되는 2021년이면 동위원소 수입 대체 금액이 연간 100억여원, 수출액은 연간 약 45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익 창출보다 중요한 것은 물론 동위원소의 완전 자급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다.

신형 연구로를 건설하고 이를 잘 활용하려면 현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지 않은 몇 가지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를 자체 설계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일부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해온 경험과 기술력이 있으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방사성 동위원소. 그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원자로와 우라늄이 활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