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지난 3년간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 기성회 회의록을 받아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은 연 3~4회 기성회를 열어 기성회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또는 추가 경정 예산(안) 등을 심의했으나 한번도 이견 사항 없이 원안을 통과시켰다.
충남대 기성회계 세입예산액은 1109억5861만원(2011년 기준)이며 ▲공주대 639억9858만원 ▲한밭대 411억4070만원 ▲공주교대 86억574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심의·의결하면서 기성회의 자율 기능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학가의 대체적 견해다.
특히 기성회비의 30%가 총장 특정 업무 추진비, 교직원 복리 후생비 등을 포함해 교직원 인건비 보조로 쓰인 점을 감안하면, 예산편성에서부터 심의·의결이 교직원들을 위해서 주도된 셈이다.
기성회계 세입예산액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대학알리미 자료)은 공주교대가 30.37%로 제일 높았고, 충남대 29.85%, 한밭대 26.84%, 공주대 24.16% 순이다.
또한 학교 운영이나 교육활동에 필요한 경비 지원, 학생 장학금, 교직원 연구비 지급 등의 사업계획은 총장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해 기성회가 자율적으로 각종 사안을 결정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기성회비 수납, 예산편성 등 주요 예산·회계 처리도 총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명문화된 것도 기성회의 기능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기성회 임원 구성도 학부모 대표들로 이뤄졌지만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아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 그들만의 기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충남대는 교수와 직원 등 내부 구성원 일부가 기성회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밭대는 정보공개를 요청한지 열흘이 지난 17일 '2011학년도 결산 및 2012학년도 예산작업' 등 일시적 업무량 폭주로 공개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정보 공개 요청 이틀 만에 전체 정보를 통보한 충남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주대는 기성회 회의록 일부만 공개했으며 공주교대는 참석자나 담당자 서명 또는 직인없는 회의록을 공개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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