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계웅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장 |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후 대중들의 관심에서 비록 조금 멀어졌지만, 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임과 동시에 학창시절 여행과 야간열차의 추억이 아직도 우리 마음 속에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21세기 들어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선로 위의 교통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선로 위 비행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철도는 비행기에 버금가는 속도와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속철도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철도역사는 빨간 벽돌에서 유리로, 목침목이 PC침목으로, 궤도자갈이 콘크리트로, m당 레일의 무게가 37㎏에서 60㎏으로, 속도는 300㎞/h까지 변화하는 흐름에서 읽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안정성과 승차감 및 속도감이 향상되어 가고 있고, 승객 또한 시대변화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가는 것이 세월이라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몸이 변해가는 것이다. 변화 속에서 인간은 내일을 예측하고 오늘 준비를 단단히 함으로써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철도도 10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면 변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에 맞춰 정부에서는 고속철도 노선에 KTX 운영 경쟁체제를 도입하고자 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민영화라는 변색된 용어로 국민을 호도함은 물론 고착된 생각으로 자연의 순리인 변화를 역행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결과 KTX 운영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우선 KTX 요금이 20% 싸질 것으로 분석되었고, 일반 국민들은 질 높은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된다. 이처럼 반대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심(公心)을 내지 않고, '공기업 민영화'라는 용어로 논리를 만들어 언론매체에 기고하는 일각의 목소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진정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고속철도 건설은 전액 국고로 건설되는 일반철도와 달리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채권을 발행해 호남고속철도 50%, 수도권고속철도 60%를 부담해 건설하고 있다. 운영회사로부터 선로사용료를 받아 건설부채를 갚아나가야 맞다.
하지만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에서 28% 이상 흑자운영을 하고 있음에도 매년 1000억원의 선로사용료만 내고 있어 건설부채의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단은 해마다 부채상환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현 상황 기준으로, 건설부채는 지난해 15조6000억원에서 2015년이 되면 25조7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한다.
지난해 이자만 4365억원인데, 선로사용료 납부액은 1751억원으로, 이 같은 누적 차입금이 현재 2조1622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볼 때, 호남 및 수도권 고속철도도 코레일에서 독점 운영시 경부고속철도의 실정을 감안하면 요금인하는 커녕 건설부채 증가로 인한 국민 부담만 과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다.
코레일과 일부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은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을 '철도민영화', '재벌특혜'로 왜곡하고, '철도 공공성 훼손'을 운운하지만, 이런 선동적인 구호는 2003년도 철도구조개혁법안에 반대할 때도 등장했던 것으로 새삼 새로울 것도 없다. 철도구조개혁으로 철도에 대한 투자가 늘어 오히려 철도 공공성이 강화되었음은 그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이제부터라도 철도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하기 위해서는 모든 공공시설의 설치 및 운영은 국민을 위한 공심(公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KTX 운영에 과감히 민간운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철도로 거듭날 수 있으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철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