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면, 대다수 중견·중소기업의 전략적 특허활용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허출원 건수 전 세계 4위, 국내 연간 연구개발비(R&D) 규모 35조원 이상의 외형적 수치와 비교할 때, 사실상 전무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997년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와 2003년 자체 추진력으로 평지 이동이 가능한 에스보드 등은 신시장 개척용 혁신제품으로 평가받았지만, 모방품 출현과 함께 도산의 길에 접어들었다. 소위 특허출원이라는 외형적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특허청구 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 다이슨이 2009년 10월 발명한 ‘날개없는 선풍기’의 특허권리 보호 노력은 국내 기업과 연구소, 대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발빠른 대응으로 전 세계 주요국 특허출원 후 2개월만에 권리확보에 성공했고,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과 권리범위확인심판 모두 승소했다.
결국 중국을 넘어 국내 3~4개 모방품 제작업체도 시장에서 퇴출됐다. 국내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 중 절반 이상이 무효 판정을 받고, 권리범위확인심판 중 특허권리자 승소율이 25%에 불과한 점을 보면,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천세창 심판5부 심판장은 “특허권도 금융 및 부동산 자산 이상의 가치로 인식해야하는데 국내에서는 성과 및 평가 수단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무역협회와 연계해 해외출원 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소위 돈되는 전략적 특허권 확보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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