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야 옥이야' 주먹만 키웠다

충남 노인학대 가해자 80%가 자녀

노인학대의 상당수가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녀로 나타났다.

지난해 충남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접수된 학대는 총 115건으로 이 중 신체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 방임이 대부분이다. 세가지 유형의 가해자는 79% 가량이 자녀로 밝혀졌다.

보호기관이나 시·군·구 복지시설의 문턱을 두드리지 못한 노인들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가늠할 수 없다고 한 사회복지사는 전했다.

노인들의 신체적 폭력 유형을 보면 노인들은 도구를 이용해 매를 맞거나 머리채를 잡힌 채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당했다. 노인들이 반항할 틈도 없이 자녀들은 때렸다.

정서적 학대도 끔찍할 정도로 잔인했다. 시설에 보내겠다는 말은 양호하다. 보통 '죽여 버릴거야', '밥만 축내느니 죽어 버려' 등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자녀들은 서슴지 않게 해댔다. 방임 역시 유형은 다양하다. 거주 공간이 같은데도 노인들의 의식주를 해결해 주지 않았고, 따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인연을 끊은 사례도 빈번했다.

실제로 아산의 한 노인(76)은 최근 이웃들의 신고로 목숨을 구했다. 보호기관이 노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전기는 끊겨 방안은 냉기가 가득했고, 수돗물도 얼어 있었다. 어떻게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기관 관계자는 전했다.

기관 관계자는 긴급임시보호쉼터에 이송하려 했지만, 이 노인은 지옥 같은 환경인데도 벗어나기 싫어 발버둥 쳐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학대를 받는 노인들의 공통점은 재산이 없고,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싫어한다. 자신만 죽으면 끝난다고 생각하고 학대를 하는 자식들의 피해와 주위의 소문을 두려워해서 꼭꼭 숨기고 모진 목숨줄을 이어가고 있다.

학대 행위자 중 상당수는 양육을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한 자녀들이다. 그리고 빈곤에 찌들면서 알코올에 중독돼 부모를 학대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한 기관 관계자는 “처음에는 방임에서 시작해 정서적 학대, 신체적 중복 학대로 이어진다”며 “학대가 진화되지 않도록 노인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중·고등학생 및 조손가정을 상대로 학대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안·아산=김한준·김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