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란 워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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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 여성들. 어설프지만 젊음이란 열정과 패기가 있기에 매사에 당당한 여섯 친구들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서 모인 후 닷새간의 여정을 담고 있는 『밝은 하늘의 별들』은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알란 워너의 출세작이다.
1995년 처음 발표한 『모번 켈러의 여행』이 영국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서머싯몸상 수상, 2002년 린 램지 감독에 의해 영화화, 에든버러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LA비평가협회상 수상 등의 영예를 안았던 알란 워너는 데뷔 초기부터 촉망받는 문단의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펴내는 책들마다 다수의 문학상 수상 및 후보에 올랐으며, 2010년에 발표한 『밝은 하늘의 별들』이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 번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명으로 인정받았다.
이 책에 대해 '선데이 타임스'는 “현대 삶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데서 나아가 사회적 계급의 불평등을 저변에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아픔과 상처를 보듬으며 자유를 향한 도발을 일삼는 열혈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비망록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모처럼 휴가를 맞아 개트윅 공항에서 모여 낯선 곳에서의 일탈을 꿈꾼다.
알란 워너의 언어는 시적 표현과 비속어적 표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동일한 단어의 반복이나 친밀한 단어의 낯선 활용 등으로 계속하여 이야기의 흐름에 일시적 휴지를 부여하여 낯설고 희극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알고 있는 20대 여성들의 대화는 활기차고 역동적이다. 경쾌하고 유희적이며 톡톡 튀는 재미가 있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해야 하는 젊은 세대들의 초상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부조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출판사 올/알란 워너 지음/김지선 옮김/552쪽/1만58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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