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도매시장 '침체의 늪' 상인 줄줄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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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도매시장 '침체의 늪' 상인 줄줄이 떠나

개장후 10년간 중도매인 289명 폐업 이전 농산물만 취급 '소비자 외면' 임대료도 비싸

  • 승인 2012-02-14 18:19
  • 신문게재 2012-02-15 1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 대전 유성구 노은동 노은농수산물 도매시장에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는 법인들이 대전시를 상대로 소송과 행정심판을 청구한 가운데 시장 곳곳에 항의내용 현수막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 대전 유성구 노은동 노은농수산물 도매시장에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는 법인들이 대전시를 상대로 소송과 행정심판을 청구한 가운데 시장 곳곳에 항의내용 현수막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개장 10년째를 맞은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노은도매시장)이 대전시의 무관심 속에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용시장인 노은도매시장은 개장 당시 280여 명의 중도매인(경매를 통해 소매상에 중개하는 상인)이 영업을 해 왔지만, 현재는 120명의 중도매인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0년 간 부도·폐업이나 이전 등으로 인해 노은도매시장을 떠난 중도매인은 모두 289명에 달해, 노은도매시장의 침체를 대변하고 있다.

320명의 중도매인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은도매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절반이 넘는 곳이 영업하지 않고 텅텅 비어 있다는 지적이다.

노은도매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농산물만 유통되는 '반쪽자리 도매시장'이라는 점과 오정동도매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임대료 등을 꼽았다.

도매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산물, 육류 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어야 하지만 '농산물 도매'만 취급하는 노은도매시장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 노은도매시장에 수산물을 취급하는 법인은 있지만, 도매기능이 없는 단순 판매기능만 담당하고 있다.

중도매인 A씨는 “도매시장을 찾는 소비자나 식당 업주들이 채소나 과일, 수산물들을 한곳에서 구입하는 원스톱쇼핑을 바라지만 노은도매시장은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노은도매시장을 외면,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노은도매시장 인근 유성의 식당업주들마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는 등 이름만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노은도매시장은 ‘가깝고도 먼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또 오정도매시장 공시지가( ㎡ 당 65만 원)보다 2배가량 높은 공시지가(㎡ 당 117만 원)로 인한 비싼 임대료도 노은도매시장의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도매인들은 수차례 대전시에 노은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산ㆍ축산 도매 기능을 추가와 관련 상가동 활성화를 요구해왔지만 시는 뾰쪽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은도매시장을 관리하고 발전방안을 제시해야 할 노은도매시장 관리소장은 지난 10년간 13명이나 교체되는 등 ‘공무원들의 쉼터’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게 중매도인들의 불만이다.

이관중 중앙청과(주)야채부 중도매인조합장 “지난 10년간 관리소장만 13명이 바뀌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근무하고 모두 떠났다. 그동안 누구 하나 노은도매시장 발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은도매시장 중매인들은 시장 활성화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20일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에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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