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13일 1조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신용대출 연계 특별지원 한도를 신설, 중소기업이 담보나 보증없이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신용대출로 중소기업에 자금을 제공한 금융사는 해당 대출금액의 50%에 달하는 자금을 낮은 금리로 한국은행으로부터 공급받게 된다.
금융사로선 금리 마진을 통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중소기업은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 이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건설업체로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구제책이 '그림의 떡'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 신용대출의 경우, 평상시 재무상태나 신용관리 상태를 확인해 부실 위험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에게 자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신용대출 조건 상 건설업체들이 해당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한 지역 중소건설업체 임원은 “발주 물량 자체가 없는 데 재무상태라든지 신용도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며 “원자재가격을 높이고 건설 발주는 안되는 상황속에서 자체 고정비용만 늘어나는 상태에서 대출이 된다면 금융사에게는 부실채권으로 밖에 보이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래가치에 투자를 해왔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저축은행의 줄도산 사태가 금융사의 곳간을 닫게 만들어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조업체 등 제품을 생산해 판매가 가능한 중소기업의 경우,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 채권에 대한 금융사의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건설업체의 신용도만 믿고 자금을 대출해주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건설업 등이 어려운 상태라고 하더라도 특정 업종에 대해 신용대출을 해주라고 은행을 압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은 담보를 제시하지 않고 신용도만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