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창의성 교육과 성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방경태]창의성 교육과 성적

[교육단상]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승인 2012-02-14 14:27
  • 신문게재 2012-02-15 20면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창의적 체험활동'이 교육 현장에 도입되며 창의·인성 교육이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다. 필자는 '창의·인성 컨설턴트 연수'를 남들보다 조금 먼저 받은 덕분에 '동부교육지원청 창의적 체험활동지원센터 컨설팅지원단'으로 활약했고, 전국연수 모임에서 사례를 발표하는 기회도 얻었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와 교사 혹은 학생들은 “선생님, 창의성 교육을 하면 성적이 떨어지지 않아요?”, “인문계 고등학생이 창의적 체험활동 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라며, 창의성 교육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창의성에 대한 개념이 잘못 이해된 탓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성에는 새롭고, 기발하고 다소 엉뚱하고 재치 발랄한 것을 생각하는 확산적 사고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적,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수렴적 사고도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진정한 창의성 교육은 학생들의 잠재된 확산적 사고를 끄집어내고 이를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수렴해 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지나친 교과 지식 위주의 학교 교육활동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폭넓은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창의성과 인성을 조화롭게 갖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자 시행하는 다양한 체험중심의 교육이다.

그러니까 창의적 체험활동을 포함하는 창의·인성교육은 학교의 일부 영재 등 특정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교육이며, 유아 단계에서부터 종합적으로 함양해야 하는 자질 교육이고, '즐거움, 스스로, 중요한' 등 긍정적 이미지의 미래형 교육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주 4단위씩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등학생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는 고2까지 내년부터는 전면적으로 확대 시행된다.

창의성 부재의 우리 교육 현장을 냉철하게 지적한 세계 석학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교육에서 창의ㆍ인성교육이 정말로 왜 필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미래에 집중하라, 위대한 미래 등을 쓴 독일의 마티아스 호르크스(Marthias Horx)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한국 교육으로는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극심한 경쟁을 시키는 한국의 주입식 위주 교육은 자본주의 3.0시대 교육의 우울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제3의 물결, 미래의 충격 등을 쓴 미국의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몇 해 전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국 교육의 실상을 지적했다. 이러한 석학들의 말은 한마디로 우리의 학교 교육은 일류대학 진학만을 위한 획일적인 정답 찾기 수업으로,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과는 동떨어져 실생활에 활용할 수 없는 죽은 지식 쌓기 교육이라는 것이다.

창의·인성교육은 학생들의 학교 성적을 넘어 이러한 죽은 지식을 살리는 교육이요, 학생 개개인의 미래와 나라의 생존을 위해서 꼭 실시해야 하는 시대적인 요구며 책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안철수, 정주영 등 창의성 발휘로 성공한 이 시대의 멘토들이 현 지식기반사회에서 창의성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입증한다.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갖춘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만들어 주고, 그들이 가진 창의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이제, 나도 구태의연하게 학생들에게 정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감과 질문을 던져 주어야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