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창의성에 대한 개념이 잘못 이해된 탓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성에는 새롭고, 기발하고 다소 엉뚱하고 재치 발랄한 것을 생각하는 확산적 사고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적,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수렴적 사고도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진정한 창의성 교육은 학생들의 잠재된 확산적 사고를 끄집어내고 이를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수렴해 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지나친 교과 지식 위주의 학교 교육활동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폭넓은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창의성과 인성을 조화롭게 갖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자 시행하는 다양한 체험중심의 교육이다.
그러니까 창의적 체험활동을 포함하는 창의·인성교육은 학교의 일부 영재 등 특정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교육이며, 유아 단계에서부터 종합적으로 함양해야 하는 자질 교육이고, '즐거움, 스스로, 중요한' 등 긍정적 이미지의 미래형 교육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주 4단위씩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등학생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는 고2까지 내년부터는 전면적으로 확대 시행된다.
창의성 부재의 우리 교육 현장을 냉철하게 지적한 세계 석학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교육에서 창의ㆍ인성교육이 정말로 왜 필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미래에 집중하라, 위대한 미래 등을 쓴 독일의 마티아스 호르크스(Marthias Horx)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한국 교육으로는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극심한 경쟁을 시키는 한국의 주입식 위주 교육은 자본주의 3.0시대 교육의 우울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제3의 물결, 미래의 충격 등을 쓴 미국의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몇 해 전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국 교육의 실상을 지적했다. 이러한 석학들의 말은 한마디로 우리의 학교 교육은 일류대학 진학만을 위한 획일적인 정답 찾기 수업으로,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과는 동떨어져 실생활에 활용할 수 없는 죽은 지식 쌓기 교육이라는 것이다.
창의·인성교육은 학생들의 학교 성적을 넘어 이러한 죽은 지식을 살리는 교육이요, 학생 개개인의 미래와 나라의 생존을 위해서 꼭 실시해야 하는 시대적인 요구며 책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안철수, 정주영 등 창의성 발휘로 성공한 이 시대의 멘토들이 현 지식기반사회에서 창의성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입증한다.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갖춘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만들어 주고, 그들이 가진 창의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이제, 나도 구태의연하게 학생들에게 정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감과 질문을 던져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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