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에 걸쳐 40년이 넘게 오징어 찌개와 국수로
이름을 알리는 대전 중구 대흥동 2-7번지 소나무집!
옛날의 대전극장이 있던 70년대 최고의 번화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는 그 흔적도 사라진 번화가에 아직도
소나무집으로 옛 추억을 더듬는 시간을 만들기 충분하다.
올해 73세인 흑룡해에 용띠 나이를 가지신 백발의
윤순옥 할머니가 주인장이다.
오늘도 고향 서천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음식의 신선한 재료를 공급 받는다고 하신다.
평양이 고향이신 남편과 결혼 후
대전 이곳에서 생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선술집을 시작하였는데 그 당시 상호를
소나무집으로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안주로 오징어찌개를 만들었고
다양한 요리를 위하여 묵은 무김치에 오징어를 볶아
손님들께 드린 것이 인기를 누려 더 발전된
오징어칼국수를 만들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신다.
옛날의 속담에도 한 우물을 파야 한다고 한 교훈 같이
소나무집도 40년이 넘도록 가계를 확장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오징어국수로 서민들의 정서에
안기는 힘을 주었다는 것이다.
음식점으로 전통적인 마음을 안고 있다는
힘은 대단하다고 사료된다.
최근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호화스런
식당들이 아주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 옛날의 어머니 같은 손맛을 간직한 곳을 찾는 이유는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아직도 연탄난로로 차가운
서민들의 몸을 녹여주고 풍겨오는 전통적 묵은 무김치
향기는 입안 침이 고이기 충분하였다.
저녁 해 무렵 손님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활기 넘치는 식당으로 마음이 더 끌린다.
사진기를 내미는 순간 백발이라 쑥스럽다며 머리를 움켜쥐고
주방으로 몸을 숨긴 애교스런 할머니가 웃음도 선사한다.
식당 한 쪽 벽에 자랑스럽게 걸린
대전광역시에서 3대.30년 이상 고유한 맛과
옛 추억을 간직한 전통업소 인증 팻말을 가르친다.
주물로 제작 선물된 것이라 현관 문 앞에 두고 싶지만
없어지는 두려움 때문에 식당 안에 걸어두고 자랑한다는
말씀하시며 웃음을 지으신다.
식당의 거실과 두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진 곳
따뜻한 곳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으면
주문하는 특별한 메뉴가 없다는 것이 이집만의 특징이다.
주변의 두리번거리며 메뉴판을 찾았지만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그냥 수수하게
두꺼운 종이에 컴퓨터 글씨로 만들어진
메뉴판이 이색적이다.
먹을 수 있는 주 메뉴는 오징어찌개와
국수인지라 주문 없이 사람의 수에 맞추어
찌개를 준비하시고, 두부부침만 주문으로 배달이 된다.
오징어찌개 3인분이 불판위에 놓이면
묵은 무김치를 넣어 간을 맞춘다는 설명이 맞을 것 같다.
얼마만큼의 량을 넣고 간이 맞으면
오징어와 함께 먹으면 된다.
오징어 살도 싱싱하여 토실토실한 편으로
맛나게 먹고 있으면 칼국수가 사람의수만큼의 량을
오징어찌개에 넣고 다시 끓이면서 오징어 묵은 무김치와
칼국수를 함께 먹으며 칼칼한 맛이 옛날 시골집에서
먹던 천연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칼국수의 량은 풍성함 보다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갖는 순간 공기 밥 두 개만 주문하여 오징어칼국수
찌개에 넣어 비벼서 먹어면 된다.
보통 밥을 볶아준다는 의미는 채소와 마른 김과 참기름을 뿌려
고소함을 주는 것으로 상상하였지만 밥에는
들기름을 넣은 것이 전부이다.
조금은 서운한 것 같지만
그릇에 잘 펴서 강한 불로 노릇하게 만들어
먹으며 그만이다.
밑반찬은 유일하게 묵은 무김치밖에 없어
다음 밥상에 재활용 반찬이 없다는 확신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칼칼한 맛이 소문으로 꼬리를 물어 점심때는 줄을 서기도 한단다.
욕심 없는 식당으로 서민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더 즐거움이란 주인장의 미소에 훈훈한 정을 안고 가는 기분이다.
칼칼한 오징어칼국수가 생각나면 소나무집으로
한번 방문하는 것도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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