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인기 여전' 한의대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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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인기 여전' 한의대 '시들'

높은 취업률 영향… 한의사 과잉공급에 진학 저조

  • 승인 2012-02-12 16:48
  • 신문게재 2012-02-13 6면
  • 윤희진·배문숙 기자윤희진·배문숙 기자
의대와 치대의 인기가 여전한 반면, 한의대는 다소 시들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업 걱정이 적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 모두 의대와 치대를 선호하고 있지만, 한의대는 진학담당 교사조차 꺼릴 정도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여파로 의학계열 진학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이 생명공학계열로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중도일보가 대전권 인문계고 47곳을 대상으로 2012학년도 (한)의학계열 진학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모두 141명이 합격했다.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9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의대 37명, 치대 9명 등이다.

의대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사회적인 평가와 함께 가중되는 취업난에도 비교적 취업 성공률이 높은데다, 여전히 경제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충남여고 박양서 3학년 부장은 “가정과 사회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다른 쪽 보다는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언제나 1순위”라고 말했다.

특히, 학부모들의 의대 선호가 강해 적성에 맞지 않는 학생도 욕구를 접고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신고 이래관 3학년 부장은 “학부모들은 세상을 살아봤기 때문에, 의대나 치대에 가면 편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자녀에게 강요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수시에서 적성에 맞는 서울대 공대에 합격했지만, 정시에 사립대나 지방국립대 의대로 방향을 돌리는 것도 학부모의 권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의대에 합격하고도 일반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적성에 맞게 소신껏 선택하는 것이다. 연대 의대나 지방국립대 의대에 합격하고도, 서울대나 주요 사립대로 진학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치대 진학도 여전히 인기는 있지만,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치대가 있는 대학이 전국에 5곳에 불과해 경쟁이 치열한데다, 치대가 의대 중위권 수준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의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의대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의사 과잉공급과 세계적 경쟁력 측면에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교사들조차 진학을 만류할 정도다.

대전 인문계고 상당수의 학생이 한의대에 합격하고도, 의대나 일반학과로 진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남여고 박양서 부장은 “집이 한의원인 학생이 수시에서 한의대에 합격했지만, 의대에 추가로 합격하면서, 의대에 진학했다며 요즘엔 학교에서도 한의대 지원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학전문대학원도 의학계열 진학 경향을 바꾸는데 한 몫하고 있다.

진학 담당 교사들에 따르면, 최근화학공학이나 생명공학, 생명과학 등의 계열의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다. 생명공학 계열의 경우 졸업 후 진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임에도, 합격 '커트라인'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의학계열에 진학하기에 의대 진학 성적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윤희진·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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