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순]감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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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순]감성지수

[문화 초대석]황효순 미술 평론가

  • 승인 2012-02-12 13:16
  • 신문게재 2012-02-13 20면
  • 황효순 미술 평론가황효순 미술 평론가
▲ 황효순 미술 평론가
▲ 황효순 미술 평론가
자기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할 줄 알며 원만한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감성지수(EQ) 또는 마음의 지능지수라고도 한다. 이는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얼 골맨이 1995년 그의 책 『감성지능』에서 체계화시킨 용어로 정서발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EQ는 기존의 IQ의 사회공헌도가 20%인데 비해 무려 80%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어 사회구성원으로서 꼭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의 특징은 자기감정의 인식능력과 조절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동기화를 할 줄 알며, 대인관계능력이 뛰어나고,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특히 또래의 친구들과 잘 사귀며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 문제가 있을 때는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아는 자기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학교폭력이나 자살소식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우리 공통의 반응일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냉정한 시각으로 보면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집단과 당하는 학생들 모두 자기감정의 조절능력이나 자기를 신뢰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을 갖지 못해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면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원인에 대한 분석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차원에서 경찰이 학교폭력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EQ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계의 노력이 지속 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교육 현실은 초등학교에서 살려낸 감성지수도 중·고등과정을 거치면서 사라지고 기계적으로 획일화되기 때문에 답답한 교실에서 행복한 심성이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

최근에는 음악이나 미술교육까지 학교에서 떠날 위기에 있어 예능이나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감성교육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필자는 EQ향상을 위한 미술 활동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미술교육은 인성과 창조성, 자기 표현력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자기감정의 인식능력이나 감정이입을 경험할 수 있다.

최근에 한 사립명문 자율고의 미술 시간에 자기성장나무를 그려보라는 주제를 주고 그 아래 글을 쓰도록 했는데 어느 학생이 작품의 나무둥치에 무수히 많은 칼을 꽂아놓고 둘레를 밧줄로 두른 후, 현재 자신의 심정이라고 글을 써 놓았다고 한다. 이 학생을 주시한 교사와 학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로 유도하여 풀어나갔음은 물론이다. 이 학생 외에도 미술 표현활동에서 다소 많은 학생들의 문제점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외관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모범적으로 보이던 학생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분출한 이 현상은 극도의 입시 스트레스를 받던 학생의 상태를 알 수 있는 표현 활동이었다.

미술 외에도 문학이나 음악 등을 통한 감성활동도 충동이나 불안, 분노를 다스릴 줄 알고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의 고교시절 국어선생님은 1주1문을 쓰도록 했고,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가르치면서 울먹여 우리는 함께 감정이입 상태로 들어가 시를 외우던 기억이 있다. 그 때의 시들은 지금도 자양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참 좋은 수업이었는데 지금의 입시교육에선 그런 낭만을 찾아볼 수 없다. 수업 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그림 한 점, 음악 한 곡 듣는 일도 감성의 확장을 위한 노력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부모나 교사의 칭찬이나 친절은 반드시 필요한 EQ지수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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