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학부모의 교육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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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학부모의 교육 참여

[월요아침]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승인 2012-02-12 13:16
  • 신문게재 2012-02-13 20면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과거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방관이나 무관심한 척했다. 어쩌다 선생님을 만나면 “우리 아이 잘 부탁해유.”, “잘못하는 거 있으면 막 때려 줘유”라고 이야기하던 생각이 난다. 전화도 많지 않아서 학생이 결석해도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아 지도에 어려움이 있었다. 학부모들은 성적표와 통신란의 기재사항을 보고 자녀의 학력이나 생활태도의 변화를 가늠하곤 했다. 일반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참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참여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오늘날은 학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제 학부모는 방관자가 아니라 교육주체자로 참여해야 한다. 교사와 함께하는 교육의 동반자 역할이 필요하다. 앞으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를 활성화하고, 학교는 학부모가 학부모연수에 참석해, 시대에 맞는 학부모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일이다.

2년 전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교실 앞쪽에서는 선생님이 수업하고 있었고, 뒤편에는 두 명의 학부모가 학생들의 과제물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른바 교실수업 보조교사 역할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학부모 역할이 아직 수업하는 교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학교 내에서 많이 실행되고 있다. 학부모가 교육활동에 자원봉사로 참여할 일은 많다. 현재도 녹색어머니회나 엄마순찰대, 사서 도우미, 교수학습방도우미, 어머니청렴지킴이, 학생상담자원봉사, 독서활동도우미, 체험학습도우미 등으로 활발하게 자원봉사 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제는 바른 품성, 독서와 교과, 예술체육 특기 프로그램으로 주5일 수업제에 대비해 토요 동아리활동 지도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것이 흐름이다.

다음은 학부모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학부모들이 즐겨 참석하는 학부모교실 연수로 자녀교육 역량을 높여야 한다. 찾아가는 학부모교실 연수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폭력 예방과 생활지도를 위해 자녀와 함께하는 아버지학교 연수도 좋다. 교육청에서는 학부모지원센터를 운영해 맞춤형 연수로 학부모 역량강화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에게 다양한 교육정보 제공 서비스도 필요하다. 학부모가 교육활동과 연수에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유도가 필요하다.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맡겼으니까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울며 겨자 먹기 식 강제 참여는 안 된다. 또한, 일부 학부모만 대표로 하여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학부모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학부모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학교에 학부모들이 오면 대화를 나누고 마음 편하게 자리할 수 있는 유휴교실이 있다면 별도로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맞벌이 부부의 참여를 위한 아이디어 개발도 필요하다. 방과 후 저녁 시간, 주말, 휴일 등에 맞벌이 부부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날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관심과 열기는 대단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여건이 가능하다면 피곤함을 무릅쓰고 동행하리라 생각한다. 학부모가 참여하기에 단순한 일도 있고, 업무량이 과중해 신체 피로도가 높아 꺼리는 영역도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함께 학습준비물을 제작하는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간편했으나, 날이 갈수록 준비할 양이 많아 보람은 되었지만 힘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학부모 개인의 여건에 맞춤한 적정 개선이 필요하다.

일선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의 학부모 학교활동 참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참여하는 학부모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 교사들의 생각에 따라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가 활성화될 수도 있고 위축될 수도 있다. 과거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에는 부정적인 표현이 많았다. '치맛바람'이라고도 했다. 이제 학부모의 소극적인 학교교육 참여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주체자로서 자녀의 미래, 교육의 희망을 위해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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