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은 특히 학교 운동부가 프로팀으로 진출하는 전 단계라는 점에서도 보다 강화돼야 한다. 프로축구, 프로배구의 승부 조작 사건의 깊은 뿌리도 불법에 무감각해진 환경 속에서 싹텄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에 운동과 학업 두 가지를 양립하기 힘든 현실 역시 스포츠정책, 교육정책의 측면에서 손질이 불가피하다.
한편으로는 운동부 지도자부터 코칭윤리가 정립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한계다. 성폭력, 폭행 등 사안이 발생하면 호들갑을 떨다가 잠잠해지면 이내 냄비처럼 관심도 식는다. 학원 스포츠에서 일상화된 구타와 폭행이 관행으로 여겨지는 것도 운동부가 교육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서 그렇다. 이는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피라미드식 엘리트 체육의 고질화된 병폐이기도 하다.
승부조작은 어떤가. 이전부터 소문으로 떠돌다가 이제야 실체가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프로선수의 인성은 학교 운동부 시절부터 쌓인 것이고 보면 인성교육이 왜 강조돼야 하는지는 저절로 설명이 된다. 학교교육 활동에서 외딴 섬처럼 존재하는 운동부의 특성상 일부의 잘못은 팀 전체로 쉽게 전이된다.
실제로 많은 고교와 대학 선수들이 승부조작 정보를 통한 불법 베팅 경험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이런 분위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프로팀으로 진출한다. 지역 교육청에서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최저학력제 도입과 학습권 보장, 합숙소의 점진적 폐지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엘리트 체육 양성 위주에서 선진화된 체육교육으로의 전환은 장기 과제다.
꼭 승부조작에 국한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학교교육의 목적에서 고립된 운동부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운동부의 기술적 능력, 즉 경기력 증진 못지않게 인성 함양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소양을 갖춘 학생이 훌륭한 프로선수로서도 자격이 있다. 결국 학교 운동부 정상화를 통해 접근해 가는 게 우선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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