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체육계에선 어린 운동선수들부터 이와 관련된 적극적인 교육이 전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 운동부의 경우 대부분 대회 성적을 내기 위한 기량 향상에만 치중돼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소홀하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 부족하다 보니 승부조작 등 불법에 무감각해져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9일 체육계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체육계 전반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거세다.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젊은 프로 선수들이 검은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은 지도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기량 향상에만 치우쳐 올바른 인성이나 가치관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당국에서도 학교 운동부 선수들에게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부진한 학업성적을 보충하는 반면, 인성교육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지난해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이후 체육계에서는 고교와 대학 운동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사설 도박 사이트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당수 학생이 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나 대학 선수 중 상당수는 프로 진출을 앞둔 상황이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자칫 승부조작 등 불법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경기단체 한 관계자는 “학교 운동부 특성상 같은 팀의 1~2명만 그릇된 행동을 하더라도 팀 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승부조작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성교육을 펼쳐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육계에서는 승부조작 사례가 프로축구나 프로배구 뿐만 아니라 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운동부 특성상 선후배 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만큼 승부조작에 노출되거나 연루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직 프로축구 선수 A(41)씨는 “수년 전부터 승부조작에 대한 소문이 나돌았지만 지난해 프로축구, 최근 프로배구에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부터 올바른 인성교육을 꾸준히 전개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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