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프로젝트에 이은 새로운 형태의 도심 재생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끌고 있으나 시작부터 주민과 상인들의 참여가 저조해 행정기관 중심의 골목정비에 그치는 게 아닌지 우려를 사고 있다.
9일 중앙동 보훈회관에서 진행된 '한의약·인쇄거리 골목재생사업' 주민설명회는 주민과 상인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대전역 앞 한의약거리와 인쇄골목 1㎞에 시·구비 50억원을 들여 2014년 말까지 경관을 개선하고 수변공원 등을 조성해 걷기 편하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골목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대전의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한의약거리와 인쇄골목은 근대적인 건축물과 골목 풍경을 지니고 있지만 걷기에 불편하고 경관이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에따라 시와 구는 재생사업 설명회에서 가로등, 자전거보관대, 가로수, 맨홀 덮개 등 경관개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물이 흐르는 공간과 한의약 체험공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봇대와 전선을 땅속으로 넣어 경관을 확보하고 자극적이고 번잡한 간판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골목재생사업에 또 하나의 축인 주민과 전문가 층의 참여 폭은 넓지 않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관련 주민과 상인보다 선거를 앞둔 예비후보들이 많다고 여겨질 만큼 한산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대전한의약번영회 정찬수 회장은 “한의약거리 회원들은 이번 사업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설명회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골목재생사업을 먼저 추진했던 대구시는 주민과 전문가, 상인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골목에 담긴 이야기를 발굴해 경관뿐만 아니라 역사까지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단순한 구상을 설명하는 자리였고 골목재생사업의 모든 계획과 일정은 주민·전문가·행정기관으로 구성하는 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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