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범이 여중생 꾀어 가출·절도

인터넷채팅으로 만나 범행… 연기경찰 30대 남 입건

30대 전과범이 10대 소녀와 가출해 절도행각을 벌이다 끝내 쇠고랑을 차게 됐다.

전과범은 중학생에 불과한 소녀에게 인터넷 채팅으로 접근, 꾀어내 가출을 하게 만든 것도 모자라 전과자 신세로 만들고 말았다.

연기경찰서는 9일 심야시간 상가 등지를 돌며 금품을 훔친혐의(절도 등)로 박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함께 범행을 한 A(14)양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12월 초순께 연기군 모 세차장의 창문을 부수고 침입, 서랍에서 현금 50만원을 훔치는 등 지난 6일까지 31차례에 걸쳐 142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박씨는 또 A양과 함께 지난달 19일 오전 4시 5분께 연기군 조치원읍 한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이를 보고 A양을 붙잡은 정모(63)씨를 폭행하고 도망간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와 A양이 알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평소 직장도 없이 백수생활을 하던 박씨는 모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A양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나이를 19살이라고 속였고, 이후 채팅을 통해 계속 대화를 나누며 친하게 지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박씨와 A양은 11월 초 함께 가출하기로 약속, 연기지역에서 만났고, PC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이들은 돈이 떨어지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릴적 소년원을 다녀온 이래 절도 행각을 계속해 전과가 9범에 달했던 박씨는 그렇게 10대 소녀를 전과자로 만들고 만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어른이 어린 소녀에게 '범죄자'라는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 찍히도록 만들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두선·연기=김공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