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토]음식물쓰레기의 건강 경제학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일토]음식물쓰레기의 건강 경제학

[기고]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승인 2012-02-09 15:26
  • 신문게재 2012-02-10 20면
  • 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얼마 전 설날에 이어 정월대보름이 지났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날과 비로소 본격적인 새 생명의 활동을 알리는 정월대보름은 먹을 것이 부족해 늘 배고팠던 일상과 달리 푸짐하게 차려 나오는 차례음식과 오곡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었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어 먹던 우리사회의 넉넉한 인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때문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이니 정말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겠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하루에만 무려 1만5000t에 이르고, 명절에는 이보다 20% 정도 더 많이 발생된다. 연간 발생량은 540여만t에 달하는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면 무려 18조원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대전시의 경우 하루 450t, 연간 16만4000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되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5400억원에 이르고, 이를 처리하는데도 매년 22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음식문화개선 및 종량제 시행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국민(84.6%)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 종량제와 마찬가지로 음식물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가정에서는 요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리는 가정에서는 적게 내는 제도다.

대전시에서는 2011년 10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종량제 조기 정착을 위해 올해 '공동주택 감량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경진대회를 오는 11월까지 자치구별로 개최해 세대당 발생량이 가장 적은 아파트 총 40개 단지(구별 8개 단지)를 선정, 종량제 납부필증을 부상으로 제공(최우수 400만원, 우수 300만원, 장려 200만원 상당)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낭비 없는 음식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를 다량 배출하는 음식점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메뉴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고객들도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적극 동참한다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식량자원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발생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 시장을 볼 때 식단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식품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신선한 음식 섭취와 불필요한 냉장으로 인한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음식을 조리할 때 식사량을 감안해 알맞게 장만하고, 식사 시에는 남는 음식이 없도록 한다.

이제 막 시작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자발적인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 모든 환경문제가 그러하듯 시민들의 편리함 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때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정착되면 우리 사회에서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구입비용 절감으로 경제적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둘째, 지구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소로 지구온난화를 예방해 지구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며, 셋째,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적당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우리의 육체적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와 식량자원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할 때 최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우리의 사명은 낭비 없는 음식문화가 뿌리내려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개개인의 노력이 모아질 때 경제와 지구의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