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토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국내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하루에만 무려 1만5000t에 이르고, 명절에는 이보다 20% 정도 더 많이 발생된다. 연간 발생량은 540여만t에 달하는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면 무려 18조원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대전시의 경우 하루 450t, 연간 16만4000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되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5400억원에 이르고, 이를 처리하는데도 매년 22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음식문화개선 및 종량제 시행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국민(84.6%)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 종량제와 마찬가지로 음식물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가정에서는 요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리는 가정에서는 적게 내는 제도다.
대전시에서는 2011년 10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종량제 조기 정착을 위해 올해 '공동주택 감량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경진대회를 오는 11월까지 자치구별로 개최해 세대당 발생량이 가장 적은 아파트 총 40개 단지(구별 8개 단지)를 선정, 종량제 납부필증을 부상으로 제공(최우수 400만원, 우수 300만원, 장려 200만원 상당)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낭비 없는 음식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를 다량 배출하는 음식점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메뉴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고객들도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적극 동참한다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식량자원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발생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 시장을 볼 때 식단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식품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신선한 음식 섭취와 불필요한 냉장으로 인한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음식을 조리할 때 식사량을 감안해 알맞게 장만하고, 식사 시에는 남는 음식이 없도록 한다.
이제 막 시작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자발적인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 모든 환경문제가 그러하듯 시민들의 편리함 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때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정착되면 우리 사회에서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구입비용 절감으로 경제적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둘째, 지구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소로 지구온난화를 예방해 지구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며, 셋째,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적당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우리의 육체적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와 식량자원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할 때 최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우리의 사명은 낭비 없는 음식문화가 뿌리내려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개개인의 노력이 모아질 때 경제와 지구의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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