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순]인간의 본능:선일까 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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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순]인간의 본능:선일까 악일까

[중도춘추]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승인 2012-02-09 14:22
  • 신문게재 2012-02-10 20면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아니, 인간의 탈을 쓰고서 어떻게.' 가끔 신문이나 TV의 뉴스에 나오는 범죄소식에 흔히 우리가 하는 말이다. 인간은 원래 선하게 태어났을까, 아니면 원죄를 가진 성악설이 더욱 설득력 있을까.

맹자는 인간의 본성은 원래 물이 흘러가듯이 착한 마음을 가지게 돼 있으나 간혹 장애물로 인해 물이 거슬러 올라가듯 마음이 나쁘게 움직임을 지적했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원래 욕망을 추구하게 돼 있어 자꾸 악한 행동을 하게 되며 이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교육과 사회생활 같은 인위적인 제어라고 했다.

과연 인간은 어디까지 선하고 어떻게 하면 악해지는 것일까. 이슈가 되는 학교폭력은 과연 어린 학생들이 어쩌다가 동료 학생을 죽음에 몰아넣기까지 나쁜 행동을 하게 됐을까.

미국이 전쟁의 역사를 통해 보여준 두 얼굴을 밝힌 오만한 제국의 저자이자, 역사학자 하워드 진(Howard Zinn)은 인간의 역사를 볼 때 폭력은 학습된 결과이며 인간의 본성은 오히려 폭력 거부에 가깝다고 한다.

반면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문명 속의 불만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타고난 폭력성을 지적한다. 인간은 문명을 통해 가진 폭력성을 숨기고 잘 나오지 않도록 질서를 지키게 살아가고 있음이 여타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간의 본능이 선에 있든 아니면 악에 있든 가정과 학교폭력, 언어와 성폭력, 그리고 국가 간 전쟁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모인 곳에는 폭력이 만들어진다.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학습을 통해 나쁜 행동을 배우고 실행한다고 볼 때 요즘처럼 어린 학생들이 보여주는 폭력성은 당사자에게만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크게 반성하고 고쳐야 할 대상이다. 어른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질서를 지키며 선한 행동을 유도하고 악한 성질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서로 쳐다보고 지켜주고 안아주며 지냈어야 했다.

인간의 욕구를 오랫동안 연구한 심리학자인 매슬로(Maslow)는 사랑과 보호, 서로 존중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충족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불필요하게 타인을 위협하고 모욕하며 상처주고 지배하려 할 때 그 행동이 아무리 하찮아도 정신적인 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아주 작은 친절과 도움, 그리고 너그러움과 따뜻함이 정신 병리를 치유하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가 추구하는 좋은 사회란 구성원들이 건강하고 자기실현이 가능하도록 열어주는 사회다. 그리고 나쁜 인간관계를 최소화하고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도록 가르치고 권장하고 그에 대한 보상과 발전이 이뤄지도록 서로 격려하는 사회다. 서로 신뢰하고 진실이 통하는 인간의 기본욕구가 충족되는 사회는 잘사는 나라다. 상식이 통하고 멋진 사회는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이 이뤄져 자아실현이나 남을 위한 봉사, 자비와 같은 상위의 욕구충족으로 이동하는 사회다.

우리는 더불어 살고 떠안고 가야 할 우리만의 제약이 많이 있다. 내가 속한 가족이, 내가 다니는 학교가 직장이 내가 속한 종교단체와 모임이 내 나라가 모두 나의 책임과 연결돼 있다. 눈 감고 귀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나서려면 모두 나서서 같이 뛰어야 빨리 해결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 들어오는 나의 후손들이 좀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좋은 사회, 멋진 사회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어디에 인간의 기본 욕구 충족이 안 되어 쪼그리고 앉아있는 이웃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그리고 오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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