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을 재배하는 박모(51·금산)씨는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달 말부터 영하 10℃에 머물던 밤 기온이 이달 들어서는 영하 15℃까지 떨어져 비닐하우스 온도 유지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낮 기온마저 영하에 머물면서 하루 종일 보일러를 가동시켜야 하지만 기름값이 올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지하수가 얼면서 깻잎 일부에 냉해가 발생했다.
박씨는 “기온이 낮다보니 깻잎 생장도 더디고 일부는 냉해까지 입었다”며 “온도 유지를 위해서는 24시간 난방시설을 가동해야 하지만 기름값도 매년 올라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여와 서산, 보령 등 시설 원예농가들이 밀집한 지역도 한낮 기온이 영하에 머무르는 날이 늘어나면서 작물 생산량에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한파가 계속될 경우 딸기와 같은 일부 작물에서는 병충해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지난 해 한파로 인해 논산과 연기, 예산, 서산 등 딸기 주산지에는 잿빛곰팡이병이 발병한 바 있다.
딸기를 재배하는 최형우(44·논산)씨는 “겨울 한파가 계속될 경우 비닐하우스의 저온 다습한 상황에서 꽃이 마르고 과실이나 뿌리가 썩어 수확할 수 없는 잿빛곰팡이병이 쉽게 발생한다”며 “아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피해 예방을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강추위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예년 평균 기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한파가 계속될 경우 작물 성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방위주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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