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이어 프로배구에서도 같은 사건이 적발되면서 배구판이 발칵 뒤집혔다.
제2의 중흥기를 맞은 프로배구 인기몰이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각 구단은 내부단속에 나서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
▲ 전 KEPCO45 소속 선수였던 염모씨 외 2명이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사무국 직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공] |
검찰에 따르면 현역시절 리베로(수비전문 선수)로 활약했던 A씨는 B씨와 짜고 지난해 2월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소속팀이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도록 도운 혐의다.
경기 뒤 A씨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거액을 베팅한 뒤 챙긴 수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 등으로부터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현직 선수가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 전·현직 선수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출범 7년째를 맞은 프로배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승부조작이 적발되면서 배구계는 패닉상태다.
특히 최근 프로배구가 인기몰이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배구팬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모 배구인은 “현역에서 은퇴한 김세진, 신진식 이후 배구가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는데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는 첫해 12만2310명의 관중을 모은 뒤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2009~2010시즌에는 32만2220명으로 30만명을 돌파했다.
2010~2011시즌에는 34만55 49명으로 늘었으며 올 시즌에도 벌써 25만6966명으로 관중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사건이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각 프로구단도 비상이 걸렸다.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연루자가 있는지 점검을 하고 소양교육을 강화하는 등 내부단속을 강화하며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구단 프런트는 “지난해에는 프로축구였지만 이번에는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 파문이 불거져 내부적으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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