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금자 저 |
저자는 네 명의 황제를 거느리며 48년간 철권통치를 행하던 서태후를 단순 악녀로 규정할 수 있을까. 혹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가정에 소홀했던 소크라테스를 남편으로 둔 크산티페를 단순히 악처로 치부해 버릴 것인가 아니면 잔 다르크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도 왜 화형대에 올라야 했는가 등 끊임없는 반문법을 통해 남성 위주의 당시 정황을 뒤엎어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또한 남자의 그늘아래 한결같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세계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그녀들의 당당한 외침을 듣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주관적인 여성시각에만 머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인의 이름이 세상에 새겨지기까지 상대했던 남성들이나 당대 위인들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카이사르, 표트르 1세, 나폴레옹, 후안 페론, 당태종, 콜럼버스, 모차르트, 로댕, 사르트르 등의 인물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새로운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정보습득이다. 기존 역사책의 일방적인 사실전달이 아닌, 21개의 QR코드 속에 담긴 시청각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는 색다른 감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책에 소개된 마리아 칼라스의 '파리공연 QR코드'를 찍으면 칼라스가 오나시스를 만났던 그 공연 현장을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간접체험할 수 있다.
멘토프레스/신금자 지음/347쪽/1만 7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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