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일선학교에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존재 자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대전시교육청의 입장이다.
교육청이 확인하는 방법은 대략 2가지.
학교별로 쪽지 설문과 대면 면담을 통해 일진의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 쪽지 설문을 회수해도 일진이 있다거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답은 거의 없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가정별로 보낸 학교 폭력실태 설문에 좀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학교 내에서 설문지를 돌리면 다른 학생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각 가정에서 작성된 설문에는 일진의 존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일선 학교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일진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조사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몇몇 학생들이 모여 일부 학생을 괴롭히는 행위를 일진회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게 일선 학교 생활부장들의 말이다.
경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에 따라 중학교에서 조직이 왕성한 것을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이미 조직원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학교 단위별로 현황을 파악중이나 손에 잡히는게 없기는 마찬가지.
대전경찰도 학교측과 함께 설문을 하고 수사경과 쪽과 긴밀한 업무 협조 체제를 구축했으나 일진회 실체를 1건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부터 일제 소탕령을 내린 상태다.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학교 측이 은폐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으나 경찰도 존재감 자체를 파악하지 못해 답답하다” 고 말했다.
상부에 보고할 자료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개학과 함께 피해 사례 등을 직접 취합하면 어느 정도 윤곽을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경찰 자녀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중이나 딱히 문제가 될 만한 것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저소득층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취약 계층 자녀들의 범죄 행위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유충호)는 지난달 9일 '성산팸'으로 불리는 일진회를 적발했다. 경찰은 서열이 낮은 친구에게 돈을 빼앗아 오라고 지시하고 액수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들을 집단 감금·폭행한 혐의(폭처법 상공동폭행 등)로 마포구의 중학생 박모(15)군을 구속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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