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발의 컴퓨터 전도사 떴다

은발의 컴퓨터 전도사 떴다

중구청 정보화 교육 실시로 60세이상 노인 봉사단 구성 장애인 등 직접찾아 교육 “배운 것 나누는데 큰 보람”

  • 승인 2012-02-07 14:14
  • 신문게재 2012-02-08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자치현장을 찾아서] 중구 정보화 실버봉사대

▲ 중구 정보화 실버봉사대 나희식<사진 가운데> 회장과 회원들이 6일 중구청 정보화교육장에서 컴퓨터를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중구청]
▲ 중구 정보화 실버봉사대 나희식<사진 가운데> 회장과 회원들이 6일 중구청 정보화교육장에서 컴퓨터를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중구청]
마우스를 잡은 나희식(72)씨의 주름진 오른손이 거침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나씨의 '클릭'에 맞춰 사진이 편집되고 음악이 삽입돼 어엿한 동영상 편지가 완성됐다.

이를 지켜보던 이태식(60·여)씨는 옆에 있던 조남성 할아버지에게 자세히 설명하며 시범을 보이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언뜻 컴퓨터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들은 '중구 정보화 실버봉사대'로서 6일 오후 2시 중구 정보화교육실에서 파워포인트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품앗이에 여념이 없었다.

파워포인트의 기본적인 작동 방법과 그림과 그래프를 삽입하는 방법까지 김해련 강사의 설명에 성실히 따라했다.

일부는 이미 구의 정보화교육에 몇 차례 참석해 파워포인트가 손에 익었지만, 뽐내지 않고 차근차근 반복하며 정확하게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중구 정보화실버봉사대는 중구청의 정보화교육실에서는 컴퓨터를 배우는 학생이지만, 밖에서는 익힌 기술을 이웃에게 전파하는 선생님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찾아가는 장애인 컴퓨터교실'을 자체적으로 운영해 주민들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다.

4월과 10월 두 달 동안 지역 내 장애인가정을 방문해 컴퓨터교실을 열고 1대 1 강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장애인 13명이 혜택을 봤다. 외출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인터넷 접속이나 홈페이지 꾸미기, 카페가입 등의 활용법을 안내해 창문을 만들어 준다.

또 매달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중구 정보화교육실에서 열리는 컴퓨터교육에서 실버봉사대는 도우미로 참석해 컴퓨터를 처음 익히는 이들의 옆에 앉아 조언과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중구 정보화 실버봉사대 나희식 회장은 “같은 시기에 중구청에서 정보화교육을 받은 것을 계기로 2003년부터 60세 이상 26명이 봉사단을 꾸려왔으며 배운 것을 나누는데 보람을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컴퓨터 전도사로 나선 것은 대전 중구청이 주민 정보화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덕분이다.

중구는 2007년부터 307회의 정보화 교육을 진행해 중구민 8139명에게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인터넷 서핑 등의 기술을 전수했다.

또 올해에도 왕초보 과정 9회와 기초과정 9회, 중급과정 6회를 개강해 주민들의 컴퓨터 배움의 욕구를 채워줄 계획이다.

처음 만들어진 인터넷 쇼핑몰 창업과정은 4월과 10월 3주씩 중앙로지하상가 상인들이 참여해 온라인 매장을 만들어 판매망을 인터넷이 통하는 전국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구 이상섭 전산담당은 “전국 지자체에서 컴퓨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대를 조직해 봉사하는 지역은 중구가 유일하다”며 “노인·주부·상인 등의 계층에 맞는 정보화교육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송악면, "가을꽃 향기 만끽하세요"
  2. 축구부 학부모에게 3천만원 편취한 대학 전 감독 실형
  3. 대전 초등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이 교권침해, 교사들 사퇴 촉구
  4. 대전천서 물고기 1600마리 집단폐사…"탁해진 색깔과 악취"
  5.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1. 제12회 자원봉사 어울림 한마당
  2. 숙취운전 통근버스가 화물차 추돌… 10명 다쳐
  3. 충남교육청, 유아 나이스 연수 개최
  4. 대전 학생들 전국 과학대회서 두각… 노벨과학 꿈키움 프로젝트 효과 톡톡
  5. 응급실 가동률 충남대병원 32%·충북대병원 18%

헤드라인 뉴스


응급실 가동률 크게 줄어… 충북대병원 18.8% ‘전국 최하’

응급실 가동률 크게 줄어… 충북대병원 18.8% ‘전국 최하’

충남대병원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응급실 가동률이 32.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월부터 시작한 의정갈등으로 전공의가 사직하면서 진료 역량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19일 공개한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이 제출한 응급실 가동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8월 말 국립대병원 응급실 가동률(병상 포화지수)은 평균 46.7%이다. 지난해 평균 응급실 가동률 70.5%보다 23.8%p 감소했다. 특히, 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에서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응급실 가동률이 가장 낮은 곳은 충..

현실감 떨어지는 공공임대주택…10평 이하 절반이 `공실`
현실감 떨어지는 공공임대주택…10평 이하 절반이 '공실'

공공임대주택이 실거주자들의 주택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공실 중 절반은 전용 31㎡(약 9.4평) 이하의 소형평수인 것으로 조사돼 현실적인 주택 수요에 맞게 면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충남의 공가 비율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고, 대전과 세종, 충북의 공가율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충남 아산시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LH 임대주택 공가 주택수 및 공가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L..

국내 유일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팡파르
국내 유일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팡파르

과학기술과 영상산업이 결합한 국내 유일의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인 '대전 특수영상영화제(Daejeon Special FX Festival)'가 9월 20일부터 9월 22일까지 카이스트 및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전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영화제는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와 드라마 중 우수한 특수영상 작품을 선정하고 제작에 기여한 아티스트들과 배우를 시상하는 행사로 2019년부터 개최된 대전 비주얼아트테크 어워즈를 지난해 대전특수영상영화제로 확대 개편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염 날리는 가을비 폭염 날리는 가을비

  •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 독감 무료 접종 내일부터 시작…‘백신 점검 완료’ 독감 무료 접종 내일부터 시작…‘백신 점검 완료’

  • 귀경 차량들로 붐비는 고속도로 귀경 차량들로 붐비는 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