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영·사회부 차장 |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는 뜻의 아가사창(我歌査唱)이 그것이다. 아가사창은 나에게 책망을 들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나를 책망할 때 쓰는 말이다.
대전시는 조직진단을 하고,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인원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2010년 669명에서 583명으로 정원을 감축했는데도 이같은 진단이 내려졌다. 물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기업 선진화와 구조조정, 민영화 등이 화두였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을 개통하면서 운영하는 인력구조를 보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철저히 부흥했음을 알 수 있다.
대구시는 3호선 30개 역을 개통하면서 240명의 인원만을 투입했다. 대전시는 22개역 1개 노선만을 운영하지만 직원이 580여명을 넘어선다. 단순 비교는 어렵다. 대전시도 2호선을 늘린다고 직원을 1+1로 580명을 추가로 늘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타이트한 운영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1개 역사에 승무원은 1~2명에 불과하고, 인력을 최소화 했기 때문이다. 대전은 역사마다 인력이 10여명에 이르고 있고(3교대), 공익근무요원도 100여명이 배치돼있다. 이 대목에서 필요이상 인력이 많음을 지적하는 것이기 보다는 이같은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르니 어려워서 말도 못하는 장인의 심정은 어땠으랴? 문제는 도시철도도 자신들에게 감당하라고 대전시가 떠넘긴 책임을 또다시 비정규직에게 해소했다. 힘없는 비정규직들은 거대 조직의 힘에 밀려 쓸쓸히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
조직 슬림화가 무조건 구조조정이나 인력해고 형태로 가는 것도 문제다. 조직이 방대하다는 것은 일에 비해 인력이 많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창출해내면 노는 인력은 사라진다. 힘없는 사람의 밥그릇을 뺏기보다는 새로운 식량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설계권자들이 애초에 효율적인 설계를 하면 이같은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다. 현명한 사돈이여 마이크를 내려 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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