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 편의를 도모해왔던 지역토종은행이 대전저축은행의 파산 선고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처럼 지역을 상징하는 토종은행이 사라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대형 금융사와 타 지역은행의 경쟁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대전지법 민사10부(재판장 이승훈)는 지난 2일 (주)대전상호저축은행에 대해 부채 초과를 이유로 파산선고를 했다.
대전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29일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BIS 자기자본비율(국제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투자하는 은행들이 지키도록 규정한 자기자본비율)이 -25.29%로 기준(5%)에 미달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서민들의 저축증대를 위해 앞장서왔던 대전저축은행이 설립 38년째를 맞아 자취를 감추게 됐다.
대전저축은행은 1974년 12월 26일 (주)충은상호신용금고란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해 2008년에는 동반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업계 자산 1위인 부산저축은행에 인수, 혁신적 선도 저축은행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의 지나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여파와 저축은행권의 부실 채권 증가에 따라 대전저축은행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98년 하나은행에 인수된 충청은행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이었지만 각종 부실채권 증가, 주식투자 손실, 외환위기 여파 등으로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행과 제1금융권이 도안 신도시와 세종시 등의 지점 확대를 추진하는 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역토종은행의 경우, 타지역을 보더라도 해당지역민과 기업들에 대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인 역할이 크다”며 “갈수록 소규모 금융사들이 금융그룹에 인수되거나 파산하는 과정을 보면서 지역성을 띤 금융사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나마 충청은행을 고스란히 인수받은 뒤 운영되는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가 지역의 맏형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앞으론 전국의 금융권들이 세종시를 중심으로 관심을 집중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이두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