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저축은행이 파산선고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3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선화동 예나래저축은행으로 헐레벌떡 뛰어온 주부 임성미(46·가명)씨는 자신의 예금액이 안전한지부터 물었다.
임씨는 직원에게 “5000만 원이 약간 안 되는 돈을 예금한 상태인데 내 돈은 안전하냐”면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예금된 돈이 안전하다는 은행직원의 답을 듣고서야 안심이 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예나래저축은행 선화점과 둔산점에는 이날 오전 “내 예금에는 문제가 없느냐”는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나같이 자신의 예금이 안전한지를 묻는 전화였다.
예나래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에 대해 소비자들이 헷갈렸던 데는 가교은행인 예나래저축은행이 지난해 9월 8일 대전저축은행의 우량채권 등을 인수받아 영업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영업점 역시 기존 건물을 이용하면서 지역민들에게는 대전저축은행이 예나래저축은행으로 뒤바뀐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예나래저축은행은 대전저축은행과 별도의 법인체제로 운영된 만큼 기존 저축은행 예금에 대한 5000만원 이하의 금액은 그대로 보장된다.
예나래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나래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예금주들을 안심시켰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이 제1금융권보다 예금금리가 높다는 점을 눈여겨본 시민들이 5000만 원 단위로 지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 저축은행이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올해에는 우량 채권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며 “그러나 후순위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할 경우에는 해당 저축은행의 상황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이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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