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대전과 충남 의석을 거의 '싹쓸이' 하며 충청권 '맹주'로 자리한 자유선진당에는 이번 총선이 존폐 여부까지도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지난해 심대평 대표와의 '재결합'으로 새롭게 출발한 '선진호'가 총선 이후까지 항해를 이어가기에는 적지않은 험로가 예상된다.
총선을 앞둔 선진당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지난 연말 이뤄진 현역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이다. 탈당이 예견됐던 이용희ㆍ이상민 의원 뿐만 아니라 김창수 의원까지 탈당 대열에 합류하며 자유선진당을 적지 않은 충격에 빠뜨렸다. 우려됐던 대거 동반 탈당이나 추가 탈당은 이뤄지지 않아 한숨을 돌렸지만, 선진당 안팎에서는 추가 탈당설이 가라 앉지 않는 등 흔들림이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 일각에서는 충남 지역 선진당 소속 현역 의원 일부가 추가로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유한식 연기군수의 경우 연기 지역 안팎에서 선진당을 탈당해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세종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유 군수는 이와 관련해 “연기군수로서 일한 만큼 평가 받는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충실하고자 할 뿐”이라며 “선거철이라 여러 얘기가 나오고 선진당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주변의 걱정도 있지만 선진당 당원으로 충실히 하고 있는 내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인재 영입 문제도 총선을 앞둔 선진당이 반드시 풀어야 할 쉽지 않은 숙제다. 이상민ㆍ김창수 의원이 탈당한 유성구와 대덕구에는 현재 각각 1명의 예비후보가 뛰고 있지만, 여타 인재 영입 문제는 설만 무성할 뿐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자유선진당이 '눈독'을 들여 온 것으로 알려진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이 결국 새누리당(옛 한나라당)행을 선택하는 등 인재 영입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은 분위기다. 결국 자유선진당은 현역 의원 20% 공천 배제 원칙까지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는 대체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 하나의 난제다.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불거지는 '보수대연합설'도 선진당을 흔드는 요인일 수 있다. 심대평 대표는 그간 총선 전 연대나 연합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으나, 이회창 전 대표는 줄기차게 보수대연합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난 설 연휴 중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 인사인 유승민 의원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최근 알려지면서, 새누리당내 일각의 보수연합 주장과 맞물린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여러 억측과 설들이 총선 과정에서 자유선진당의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 안팎에서 '총선 후 사라질 정당'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선거 악재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자유선진당은 현역 의원들 조차 '각자도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로, 위기 상황을 돌파할 타개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선진당의 한 현역의원은 “당의 상황만 바라본다면 앞길이 잘 안보인다”며 “일단 총선에서 살아 남으면 정치적 길은 새롭게 열리지 않겠느냐”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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