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간판'을 우선시했던 과거와 달리, 경제와 실업 문제 등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달라진 풍토라는 게 일선 진학 교사들의 전언이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들이 '배지'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올해 대전에서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11명)을 배출한 대덕고 김진 진학부장은 변화한 진학 경향 중 하나는 경제적 상황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서울대 낮은 학과나 연·고대 상위 학과보다는 지방 국립대 의학계열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실력이 조금 모자라, 한 단계 낮은 사립대를 고려하지만, 등록금 등을 감안해 결국 지방 국립대 의학 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제적 측면에서 대덕고 학부모의 경우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김 부장은 “서울대 등 명문대를 보고 가는 경향이 있다. 일부 변화도 있지만, 일단 서울쪽을 선호하는 건 옛날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취업 역시 대학 선택의 주요 기준이다. 수도권 주요 사립대의 일반학과만큼이나, 취업이 잘되는 한국기술교육대나 한밭대 등에 학생들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대전고 이동규 3학년 진학담당 교사는 “학교 이름을 보고 가려는 학생도 있고, 진로에 맞춰 가는 학생도 있다. 개인 성향도 있지만, 분명한 건 예전보다는 이름보다는 진로를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학 선택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취업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기술교육대의 입학 점수가 충남대에 육박할 정도로 변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교사는 “취업을 위해 충남대 낮은 학과보다는 한밭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상위권 학생은 학교 이름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학과 선택에서 첫 번째가 취업이고, 등록금과 적성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경제적 여건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등록금과 취업에 더 신경 쓰는 경향이 강하다. 이화여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사립대보다는 교육대를 선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자들이라면 연·고대 낮은 학과나 중앙대 상위 학과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여학생들은 불안정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충남여고 박양서 3학년 학년부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서부보다 열악한데다, 여학생은 특히 경제적 형편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