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의 매력이 반짝 빛난다. 고아라가 연기하는 준은 동양계 미국인이며 한국인 엄마가 죽은 뒤에 배다른 다섯 동생들을 데리고 살아가는 당찬 소녀 가장. 까칠하고 터프하고, 아줌마 정신으로 무장한 소녀다.
고아라는 파워풀한 춤 실력과 가창력, 영어대사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울릴 정도는 아니어도, 감정 연기도 당차게 선보인다.
'파파'는 자고 일어나니 여섯 식구 아빠가 된 남자의 이야기다. 위장 결혼한 아내의 죽음으로 시작한 영화는 피부색도 개성도 제각각인 어른과 아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시종 그린다. 엉겹결에 가족이 됐지만 살을 맞대고, 좌충우돌 부딪히며, 가족이란 진정한 울타리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유쾌한 리듬으로 그려진다.
준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하기까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코미디, 뮤지컬 등으로 소소한 굴곡을 부지런히 새긴다. 시선을 붙드는 큰 사건이 없음에도 영화가 지루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망가지는 박용우며 개성 뚜렷한 6남매의 연기도 재미 만점.
영화는 맏딸 준이 피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아이들을 왜 끌어안고 사는지 묘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동생들을 생각하는 준의 감정이 전해진다면 그건 고아라의 재능일 터. 발견이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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