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일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국공립대 기성회계를 국고와 통합하는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개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모두발언을 통해 제도정비에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
반면,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일부 총장들은 이 장관에게 교직원 인건비 부족분과 경상비에 대한 국가지원안 등 기성회비를 대체할 재원을 정부에서 지원해야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기성회비를 낮추면 대학 내 기성회비로 임금을 지급하는 교직원들의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A 총장은 “기성회비 일부가 인건비를 보전하는데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성회비 징수 전체가 불법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이날 총회가 열린 롯데호텔 앞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반값등록금 실현하라. 불법 기성회비 반환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시위를 했다.
한대련은 4일 전국 국공립대 대표자회의를 열고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운동을 어떻게 추진할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과부는 총장들의 건의에 대해 이미 국가장학금 1조7500억원이 책정돼 있는만큼 또다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공립대 등록금은 입학금과 수업료, 기성회비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6.9%(2009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전국 40개 국공립대는 최근 9년간(2002~2010년) 거둔 기성회비 13조2000억원 중 2조8000억원을 교직원 인건비로 지급해왔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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