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택해야 할 것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만이 아니다. 한국영화도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 영화는 한걸음 전진했다. 동원 관객 8209만명, 점유율 51.9%를 기록했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다. 점유율 50% 돌파는 2007년 이후 4년 만이다.
한국영화의 전진은 멈추지 않는다. 올해 영화계가 손꼽는 기대작은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추창민 감독의 '조선의 왕'(가제). '도둑들'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에 이은 뛰어난 이야기꾼 최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라는 점, 초호화 캐스팅이 기대를 모은다. '조선의 왕'은 월드 스타 이병헌의 복귀 작품. 사극에 도전하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미와 와시코우스카,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박찬욱 감독의 첫 영어 작품 '스토커', 김지운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 역시 기대를 모은다. '라스트 스탠드'는 액션 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 영화 '도둑들' |
▶타워='도둑들' 못지않은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소방차 사다리가 닿지 않는 초고층에서 불이 난다면. 설경구 안성기 김인권이 소방관으로, 손예진 박철민 김성오가 각각 식당 매니저와 주방장으로 출연한다. 건물 관리팀장은 김상경, 건물주는 차인표다. '7광구'로 쓴 맛을 본 김지훈 감독의 재기작. 한국판 '타워링'을 볼 수 있을 듯.
▶조선의 왕(가제)=광해군이 독살을 피하기 위해 똑 닮은 광대 하선으로 하여금 왕 노릇을 하게 한다. 저잣거리 광대도 아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평생 정치를 해 온 사람이 모른다는 아이러니를 웃음으로 풀어낸 휴먼 사극. 이병헌이 광해군과 하선 1인2역을 맡고, 중전 역에 한효주, 상궁에 심은경, 허균으로 류승룡이 출연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또 한 편의 웃음으로 푸는 휴먼 사극. 세종이 세자에서 왕위에 오른 것은 겨우 석 달.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궐 밖으로 나가 민초들과 좌충우돌하는 세종의 어드벤처를 그린다. 주지훈이 세종을 맡아 열연한다. 장규성 감독 작품.
▶가비=한국인으로 처음 커피를 마셨다는 고종 황제. 이에 대해선 반론이 적지 않지만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커피를 접했다고 한다. 커피 이야기에 암살 음모, 사랑이 곁들여진 스릴러. 조선 최초의 커피 맛은 어땠을까. 바리스타 역은 김소연이다.
▶미쓰 GO=범죄물 장르에선 흔치 않은 여배우 원톱 영화. 우연한 심부름 때문에 억세게 재수 없는 상황에 휘말리는 여자의 이야기다. 여장부 카리스마를 지운 고현정이 원톱. 엉뚱하고 사랑스런 매력의 고현정은 어떻게 다가올까. 박철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돈의 맛='하녀'의 임상수 감독이 다시 그리는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애증의 에로틱 드라마. '하녀'보다 더 많은 인물, 더 많은 음모, 더 많은 섹스가 등장한다. 암울한 사회에서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은 불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영화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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