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 10℃ 가까이 뚝 떨어진 1일 오전 8시 20분께 대전시 동구 용운동 모 아파트 주차장. 이 아파트 주민 김모(40)씨는 차량 문을 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10여분 간 씨름을 하던 김씨는 결국 운전석 뒷문을 간신히 열고, 운전석 쪽으로 건너가 차량 시동을 걸었다. 이 아파트 주차장에선 김씨처럼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고생하는 주민이 몇 명 더 보였다.
김씨는 “어제 집에 늦게 오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을 돌고 돌다 결국 야외 주차장에 주차했다”며 “날씨가 추워 걱정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몸서리쳤다.
그는 “차를 가져가지 않으려 했지만, 아침에는 15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와이프를 직장까지 데려다 줘야 하고, 택시도 보이질 않아 아침부터 정말 난감하다”고도 했다.
같은 시각 대덕테크노밸리에서 중구 선화동으로 출근하는 공무원 장모(32)씨는 버스 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한 신세로 시계만 쳐다봐야 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전철로 갈아타 출근을 하는 장씨는 “평소에는 40분 정도면 됐는데 벌써 1시간을 훌쩍 넘겼다”면서 “결국 평소보다 2시간 정도는 늦게 도착할 거 같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실제 이날 대덕구 테크노밸리에서 전민동 방향으로 운행하는 705번 버스가 우회 운행하는 등 25개 버스 노선이 운행에 크고 작은 차질을 빚었다.
유성구 신성동에 사는 오모(40)씨도 이날 아침 꽁꽁 언 차와 길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아침에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20분 가까이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집에서 큰 생수병에 뜨거운 물을 몇 번씩 가져와 뿌린 끝에 문을 열 수 있었다.
겨우 운전석에 앉았지만 LPG 차량인 탓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난감하던 오씨는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차량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도로는 꽁꽁 얼어 있었고, 거북이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구 가수원동에 사는 이모(39)씨는 “아침에 유성으로 출근을 하는데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서인지 도로에 차는 별로 없었지만, 길이 미끄러워 서행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30분 이상 늦게 출근하고 말았다. 지각하는 사람이 많아 그나마 눈치를 덜 보게 됐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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