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학생들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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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학생들의 보금자리

[목요세평]김원배 목원대 총장

  • 승인 2012-02-01 13:19
  • 신문게재 2012-02-02 20면
  • 김원배 목원대 총장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연초에 새해 덕담을 나누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임진년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대전의 대학가도 한 달 정도 뒤면 개학을 맞이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새 학기는 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시작될 것이나 안타깝게도 우리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대학생활은 오히려 생활고의 문제로 다가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지역대학들이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 다투어 등록금을 인하하고 있고, 우리 대학 역시 등록금 인하를 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등록금에 대한 볼멘소리가 가시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올해 등록금 인하폭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역 사립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은 대부분 연 7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교육주체의 등록금 인하는 가용예산의 축소를 의미한다. 입학자원 감소가 예견된 현실에서 대학의 경쟁력 강화, 교육수준의 제고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학이 등록금 인하와 사상 최대 규모의 장학금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구성원들의 각고의 노력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정작 학생의 입장에서 등록금은 대학 생활의 필요조건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의식주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야 단연 대학 기숙사를 선호하겠지만 대학의 여건이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기숙사 신축으로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예산의 문제는 접어두고서라도 하루아침에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는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대학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어려움일 것이다.

현재의 재학생 수와 타 지역 학생이 많은 상황을 감안할 때 기숙사와 이를 필요로 하는 학생을 일대일로 맞추는 것은 단순한 수요공급의 함수로는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일전에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유성구 궁동 일대의 원룸은 월세가 최고 4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여학생들의 경우 안전을 위한 방범 문제로 신축원룸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마저도 학교와 가까운 곳은 방을 구하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전세 대란에 맞먹는 원룸입주 대란인 것이다.

얼마 전 우리 대학에서도 학내 정책회의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숙사 공간의 확충을 위해 기숙사 신축을 결정했지만, 당장 2012학년도 신입생들에 대한 방안이 필요했다.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학교 인근의 원룸을 학교가 직접 임대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채택되었고, 현재 약 20억 원의 교비를 들여 학교 앞 원룸을 임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부담하는 월세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가 있고 보통 다인실로 운영되는 기숙사와 비교하면, 2인 1실로 원룸에 입주할 경우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낮출 수가 있다. 또한, 거리상으로도 도안 신도시에 위치한 입지 덕분에 실제 기숙사에 못지않은 접근성을 확보할 수가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야 기숙사 공간의 확충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방책이라 생각된다.

지역 대학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학생중심대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학생들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여러 가지 교육 환경이 있겠지만 학생들이 머무를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먹고 자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배움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이는 단순히 우리 대학만이 아닌 지역 대학 모든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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