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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대변인이 31일 도청 기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31일 전격적으로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 전 지사의 불출마에 따른 여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공천 전략 등 후속대책 마련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이경현 전 비서실장을 통해 불출마 배경으로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웠다. 지난 1월초 출판기념회 이후 허리통증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는 등 5, 6개월간의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가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의 충청권 총선 판세가 녹록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라는 시각이 가장 우세하다. 돈봉투 사건 등 끊이지 않는 악재로 가뜩이나 어려운 충청권 지역 여건에서 한나라당으로의 출마로는 당선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러 설중의 하나였던 지역을 텃밭으로 하는 선진당 출마 역시,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지사는 불투명한 여건속에서 총선을 치르기 보다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도와 대선에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대선이후 다른 행보를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전 지사는 총리가 바뀔때마다, 개각 때마다 후보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위원장을 만나, 사정을 이야기하고 총선 불출마를 얘기했다”고 말해, 이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이와함께 지역의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이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됐다. 그동안 이 전 지사는 대전과 세종시, 천안, 부여·청양, 홍성·예산, 아산 등 각 지역구에서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던 터였다. 한나라당 시도당에서는 특히 이 전 지사를 총선 전면에 내세워, 불리한 여건을 돌파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했다.
때문에 이 전 지사의 불출마는 한나라당 중앙당과 시도당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작업과 맞물려, 어느정도의 중량급 있는 인물을 내세울 수 있느냐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특히, 대전에서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 박성효 전 대전시장과 함께 '3각편대'를 이루려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 해짐은 물론, 박 전 시장의 출마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전 시장은 다음 지방선거라는 목표도 있기 때문에 당의 보다 적극적인 '차출'이 있을 경우, 여전히 출마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전 지사의 불출마는 또한, 그나마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서 최선을 다하려던 후보들에게 불안감을 더욱 안겨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어찌하든 지역의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는 중량급 인사였다는 점에서, 불출마 선언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앞으로의 한나라당 충청권 총선 인물구도가 어떤식으로 짜여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jaeheo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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