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네스너 저 |
당신 앞에 선 상대방이 저항, 적대감, 무관심, 아집, 이기심과 같은 숱한 장벽을 겹겹이 두르고 있는 데다 당신조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간적인 '교감'과 정서적 '소통'이다.
협상은 아주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 균열이 댐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은근히 시작해서 창대하게 끝나야 한다.
생사가 교차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롭게 항복하라'고 범죄자들을 설득해온 전문가의 협상법은 무엇이 다를까? 저자인 FBI의 베테랑 협상가 게리 네스너는 도저히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게 보이는 순간에조차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술을 설명한다.
핵심은 바로, 상대의 갈망을 이해하고 공감을 표시하며 차분히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인질협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나온 것들이지만, 비즈니스와 인간관계의 모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까다로운 사업계약을 성사시키는 것부터, 가깝고도 먼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완고한 동료나 적대적인 이웃과 벌이는 팽팽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 이르기까지.
협상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기 위해서는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기보다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가르쳐주는 '협상의 기본'이다. 저자 게리 네스너는 2003년 FBI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수많은 인질, 농성, 자살 사건들에 깊이 관여하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 표준이 된 협상지침의 초안을 마련했다.
20여 년 간 FBI 인질협상가로서 활동한 네스너는 '협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창설된 FBI의 협상전담반인 긴급사건대응국(CIRG)의 책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은퇴 후, 국제적인 위험관리 컨설팅업체인 컨트롤리스크(Control Risks)의 임원으로서 활동무대를 바꿔,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출연을 통해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라이프맵/게리네스너 지음/류초롱 옮김/336쪽/1만3000원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