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 이야기]호연지기(浩然之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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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 이야기]호연지기(浩然之氣)

온 세상에 가득찬 넓고 큰 원기 또는 사람의 마음에 차있는 넓고 큰 올바른 기운

  • 승인 2012-01-31 13:31
  • 신문게재 2012-02-01 10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사·국전 서예 초대작가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사·국전 서예 초대작가
철인인 맹자에게 어느 날, 제나라 출신의 공손축이란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이 제나라의 재상이 되시어 도를 행하신다면 제나라를 틀림없이 천하의 패자(覇者)로 만드실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생각하면 선생님도 역시 마음이 움직이시겠지요?”

“나는 마흔 이후의 불혹(不惑)의 나이에는 그런 일에 마음이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고 맹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마음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호연지기.
▲ 호연지기.
“그것은 한 마디로 '용'이다. 자기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고, 이것이야말로 '대용'으로서 마음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최상의 수단이니라.”

“그럼, 선생님의 부동심과 고자(告子)의 부동심은 어떻게 다릅니까?”

고자는 맹자의 성선설에 대하여 '사람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고 논박한 맹자의 이론적인 논적이다.

“고자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애써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나는 알고 있다. 게다가 나는 '호연지기'도 기르고 있지 않느냐?”

요컨대 '호연지기'란 평온하고 너그러운 화기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기운은 매우 크고 굳센 것이며 그것을 바르게 기르면 하늘과 땅 사이가 충만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도와 의를 수반해야만 존재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곧 사라져 버리는 것이 된다. 가끔 의를 행했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이 있어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이 '기'가 인간에게 깃들어 그 사람의 행위가 도의에 부합하여 부끄러울 바 없으면 그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도덕적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키워 가야 할 마음의 자세를 항상 가다듬어야 하는 것인데 이 기운은 잠시도 마음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키우기 위하여 기를 쓰며 무리하게 욕심을 내서는 더욱 더 안 된다. 각 학교 졸업과 입학식의 때에 배움의 학생들은 넓고 올바른 기운을 지니도록 마음에 호연지기(浩然之氣)정신을 심어 주거나 본인이 스스로 다짐을 할 때 대한의 앞날은 더욱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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