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홧김 방화’ 끊이지 않는 사회

  • 오피니언
  • 사설

[사설]‘홧김 방화’ 끊이지 않는 사회

  • 승인 2012-01-30 19:17
  • 신문게재 2012-01-31 21면
30일 대전시 대덕구 법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집 주인 전 남편의 홧김 방화라고 하니 허탈감을 넘어 분노마저 생긴다. 전 부인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고 불붙은 화장지를 깨진 창문 틈으로 넣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선 눈곱만큼도 생각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불만 때문에 다른 다수에게 피해를 줘도 되는 건지 정말 답답하다.

올 들어 대전에서만 벌써 세 차례다.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1일의 서구 용문동의 모텔 화재며, 9일 유성구 장대동 PC방 화재도 모두 홧김에 저지른 방화로 밝혀졌다. 자칫 큰 사건으로 번질 뻔했던 모텔 화재 방화범은 경찰에서 “설을 맞아 우울해 술을 먹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한 괴한이 한밭여중 근처 골목에 세워진 승용차 6대의 백미러며 앞 유리 등을 무차별 부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러니 언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애먼 시민들만 밤잠을 설치고 있다.

홧김에 저지르는 범죄의 상당수는 극단적인 보복 심리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경제 체계나 빈부격차의 심화도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업, 경제난 등으로 사회적 긴장과 불안이 높아지는 것도 그런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화와 같은 우발범죄가 개인의 불만에서 비롯되는 게 사실이긴 하나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 치유해야 할 일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 징후를 진단해 이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정신보건 건강체계의 정비나 복지 인프라의 확충,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서로 도와 사랑으로 감싸주는 이웃의 따뜻한 배려가 극단적인 행동을 막는 빠른 길이다.

경찰도 돌발적이어서 예방이 어렵다고 할 게 아니라 가족과 의료기관의 협조를 얻어 정신 병력을 가진 이나 반사회적 경향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관찰과 보호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시민들이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불안에 떨어서야 되겠는가. 안심하고 생계에 임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