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전에서만 벌써 세 차례다.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1일의 서구 용문동의 모텔 화재며, 9일 유성구 장대동 PC방 화재도 모두 홧김에 저지른 방화로 밝혀졌다. 자칫 큰 사건으로 번질 뻔했던 모텔 화재 방화범은 경찰에서 “설을 맞아 우울해 술을 먹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한 괴한이 한밭여중 근처 골목에 세워진 승용차 6대의 백미러며 앞 유리 등을 무차별 부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러니 언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애먼 시민들만 밤잠을 설치고 있다.
홧김에 저지르는 범죄의 상당수는 극단적인 보복 심리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경제 체계나 빈부격차의 심화도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업, 경제난 등으로 사회적 긴장과 불안이 높아지는 것도 그런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화와 같은 우발범죄가 개인의 불만에서 비롯되는 게 사실이긴 하나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 치유해야 할 일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 징후를 진단해 이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정신보건 건강체계의 정비나 복지 인프라의 확충,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서로 도와 사랑으로 감싸주는 이웃의 따뜻한 배려가 극단적인 행동을 막는 빠른 길이다.
경찰도 돌발적이어서 예방이 어렵다고 할 게 아니라 가족과 의료기관의 협조를 얻어 정신 병력을 가진 이나 반사회적 경향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관찰과 보호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시민들이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불안에 떨어서야 되겠는가. 안심하고 생계에 임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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