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 속에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안채민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일단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 안으로 여론을 수렴한 후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태은 한밭대 총학생회장은 “소송이 총학생회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운동권에서 기인된 것”이라며 “이번 판결로 인해 지역 국립대 총학생회들이 자료 분석과 학교 및 학생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입장 정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전국적으로 잇따를 국립대 소송에 내심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상급심에 기대는 분위기다.
일부 학생들이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참여했던 공주대는 “아직 대책 회의를 열지 않는 상태로 현재 대책 방안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충남대의 한 관계자는 “기성회비를 모두 반환하라는 최종 판결이 나오면 국·공립대가 재정난에 빠질 것”이라며 “정부도 국립대 선진화 방안 중 기성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과 운용 선진화 방안을 내 놓았지만 당장 개선해나갈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기성회비를 올려 등록금 인상을 부추긴 책임은 '정부'인데 국립대를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밭대 A교수는 “재정 지원을 현실화해주지 않고 기성회비를 올려 등록금을 인상하도록 방조한 것은 교과부”라며 “문제는 정부의 잘못된 제도인데 대학만 매를 맞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값 등록금' 구호가 무색한 평균 5%선 등록금 인하율을 발표한 사립대들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의 대학 감사결과 평균 12% 상당 등록금 인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대부분 소폭 인하에 그쳤다”며 “모든 대학이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책정 과정을 통해 감사원이 제시한 수준인 12% 이상으로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 소폭 인하한 것은 경제난과 체감경기 악화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인하보다 인상에 가까울 것”이라며 “교육기관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도 지지않는 파렴치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대련은 이날 “내달 4일 수도권지역 대학에서 전국 국공립자 대표자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부당하게 쓰인 기성회비에 대한 반환청구소송운동을 대규모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대련은 기성회비 반환과 등록금 12% 인하를 위해 3월 말 전국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값등록금 대학생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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