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체육관이 그동안 대전 체육계에 공헌한 점과 지역사회 여론 등에 따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충남대의 당초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30일 충남대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양 기관 실무자들은 얼마 전 충남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회동을 가졌다. 첫 만남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한밭체육관 존속을 전제로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전 복싱계가 5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는 등 지역 여론이 한밭체육관을 살려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 상황이 유관기관이 해법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됐다. 양 기관은 앞으로 국유재산 및 문화재 관련법 검토를 통해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책 도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이달 중순 간부회의에서 “역사성을 감안해 철거가 되지 않도록 관련법 테두리 내에서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충남대 상급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한밭체육관 존속문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과부가 이달 중순 이수남 관장에게 보낸 문서에서 “충남대 총장은 소관 국유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의무가 있는바 무단 점유된 재산에 대해 변상금을 정당하게 부과했다”며 변상금 부과는 법적 절차에 따라 집행됐음을 인정했다.
교과부는 이어 “다만, 귀하가 체육계를 위해 헌신한 노력 등을 감안해 대전 유관기관 등은 변상금 및 무허가 건물처리의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계속 협의 중에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차원에서도 한밭체육관 존속방안을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때문에 향후 지역 유관기관과 정부가 한밭체육관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한밭체육관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여론 등을 감안, 유관기관 끼리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961년 개관한 이래 세계주니어페더급 챔피언 염동균 선수 등을 배출한 대전 복싱의 산실인 한밭체육관은 충남대가 2006~2010년 5년간 무단점유사용료 1억 1133만원을 변상할 것을 통보하면서 폐업위기에 몰렸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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